대한의사협회가 지난 24일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만나 의료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오른쪽)과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법제사법위원회 간사가 악수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국회의원들과 연쇄적으로 만나며 의료 공백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요청하고 있다. 다만 의료계 내부에서는 회장 불신임 움직임이 이어지는 등 임 회장의 지지기반이 약해지는 모양새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임 회장은 국회 인사들과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지난 7월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간사인 김미애 의원을 만났고 약 한 달 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면담했다.
8월 23일에는 강선우 복지위 간사(더불어민주당)도 만났다. 임 회장은 3년 전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 시절, 강 의원을 두고 ‘미친 여자’라고 비난했다가 올해 6월 국회 청문회에서 정면으로 부딪친 바 있다.
이달 들어서는 국회 방문이 더 잦다. 임 회장은 지난 10일 국민의힘 장동혁 최고위원을 만났고 22일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간담회를 열었다. 이후에도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 대변인, 복지위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원내 부대표를 각각 만났다.
임 회장은 서 의원을 만나 “정부의 일방적이고 폭압적인 의대 정원 증원에 좌절한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수련과 학업을 포기하면서 잘못된 정책을 멈춰달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회장 입장에선 국회를 설득해 의료 공백 사태의 실마리를 풀려는 의도이지만, 의사 사회 내부에서는 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지고 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위원장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비상대책위원장들과 함께 “어떤 테이블에도 임 회장과 같이 앉을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의협 대의원회 소속 일부 의사들은 지난달 28일부터 임 회장의 불신임을 청원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설문을 주도한 조병욱 대의원에 따르면 이달 12일 오후 1시 기준 응답자 1283명 가운데 987명(76.9%)이 임 회장 불신임에 찬성을 표시했다.
27일 마감하는 설문조사 결과는 내달 초 발표된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에 대한 불신임 의안은 선거권이 있는 회원 4분의 1 이상 또는 재적 대의원 3분의 1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발의된다.
올해 3월 의협회장 선거 당시 선거인 수(5만8027명)를 기준으로 하면 약 1만4500명의 회원이 동의해야 불신임안을 발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