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도쿄에 위치한 자민당 당사에 선거 포스터가 걸려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의 제 28대 총재가 27일 오후 결정된다. 1차 후보에서 과반수 이상 득표한 후보가 없을 경우 바로 결선 투표가 진행되며 당일 오후 4시 안에 결과가 나온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자민당 총재선거는 오후 1시부터 투표를 시작하는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 표와 당원(당비를 납무한 일본 유권자)·당우(자민당 후원단체 회원) 표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개표는 오후 2시 20분부터 진행돼 1차 투표 결과, 과반을 차지하는 후보가 없으면 바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후보 2명이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된다. 결선투표는 국회의원 368표와 지방 조직 47표를 더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의원내각제를 택하고 있는 일본은 자민당 총재 선거가 곧 일본 총리 선거가 된다. 자민당은 1955년 이후 몇 번의 집권 실패가 있긴 했지만 제1당을 줄곧 유지하고 있다. 사실상 신임 총리를 뽑는 선거인만큼 역대 자민당 선거도 치열하게 이뤄졌다. 닛케이에 따르면 대부분 선거는 결선 투표까지 진행됐고, 일반적으로 1차 투표에서 가장 많이 득표가 후보가 최종적으로 당선된 사례가 많았다.
물론 예외는 있다. 2012년 선거 당시 아베 신조 전 총리는 1차 투표에서 2위였으나 결선 투표에서 1차에서 1위였던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을 꺾고 당선됐다.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에 도전한 이시바 전 간사장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는 아베 전 총리가 밀렸지만, 당 내에서 여러 파벌의 지지를 확보하면서 당선됐다.
올해는 역대 최다 후보인 9명의 후보가 등장한 가운데 유력 후보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이시바 전 자민당 간사장,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 세 후보가 70% 이상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일본 자민당 총재 후보인 고이즈미 신지로(43) 전 환경상(왼쪽부터), 이시바 시게루(67) 전 자민당 간사장, 다카이치 사나에(63) 경제안보담당상. [EPA] |
하지만 과반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없어 결선 투표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당원과 당우 표에서는 이시바와 다카이치가 유리하지만, 의원 투표에서는 고이즈미가 우세하다고 내다봤다.
일명 ‘비자금 스캔들’로 당내 파벌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파벌 영향이 크다는 점도 변수다. 지난해 말 비자금 스캔들 논란으로 아소파를 제외한 기시다파, 아베파, 니카이파 등 5개 파벌은 해체 방침을 정하고 절차를 밟고 있거나 일부는 절차를 마쳤다. 그러나 해체된 파벌 소속 정치인들이 모임을 가지면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은 아소파의 지지를 얻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당내 유일한 파벌인 아소파 수장 아소 다로 부총재는 이번 선거에서 다카이치를 지지할 의향을 기시다 총리 등에게 전달했다. 요미우리도 아소 부총재가 파벌에게 다카이치이 결선투표로 진출한다면, 그를 지지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의 지지를 업고 당 내 지지를 얻고 있다. 스가 전 총리는 지난 8일 요코하마 시내에서 한 거리 연설에서 고이즈미와 함께 등단해 고이즈미 지지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 외에도 고이즈미는 전날 아소 부총재와 만나 지지를 부탁했고 아베파 참의원들 사이에 영향력이 큰 세코 히로시게 참의원 의원도 만났다.
유력 후보들 간의 경쟁이 치열하면서 선거 당일까지 누가 당선될 지 전혀 가늠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이날 결선투표까지 진행될 경우 오후 3시 30분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새 총리는 내달 1일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지명되며, 새로운 내각도 같은 날 발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