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활성단층·화산분화 예측” 지질재해, 선제적 대응 가능해진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활성지구조연구센터 연구진이 몽골 모고드단층의 지진정보 획득을 위한 굴착조사를 하고 있다.[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한반도 지진과 화산 등 지질재해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위험성 평가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활성지구조연구센터는 지난 5년 동안 한반도 제4기 단층운동과 화산활동에 대한 다학제적 조사를 수행한 연구 결과를 지질과학분야 국제학술지 지오사이언스 저널(Geosciences Journal) 특별호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던 한반도 판내부 지역의 단층운동과 화산활동의 예측, 위험성 평가 기술 개발에 있어 새로운 전환점이 되는 성과로 평가된다. 특히 지질재해에 선제적으로 대비·대응하기 위한 판내부 활성지구조 특성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유라시아판의 동편 가장자리에 위치한 한반도는 유라시아판-태평양판 경계부로부터 500km 이상 떨어져 있어 지구조환경상 판내부에 해당한다. 이러한 한반도의 판내부의 활성지구조 특성은 판과 판이 충돌하는 섭입대(일본, 미국, 인도네시아, 남미 등)와 달리 지각변형의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단층운동과 화산활동의 주기가 길고 일정하지 않은 특징이 있다. 결국 판 내부의 지진 및 화산 활동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판 내부의 특성에 적합한 새로운 연구 방법이 필요하다.

이번 특별호에서는 제4기 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단층운동과 지진지표파열, 단층운동에 따른 다양한 변형 양상, 이를 탐지하고 분석하기 위한 최신 방법론 등 10편의 연구논문이 발간됐다.

지질과학분야 국제학술지 지오사이언스 저널 특별호 표지.[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지질재해연구본부 최진혁 본부장과 김태형 박사는 판내부 지진환경에서 지진재해 평가를 위한 핵심요소인 단층모델 평가기술을 제시하고, 이를 실제로 양산단층에 적용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동안 단층모델 평가기술은 판경계부 대상으로는 계속 연구가 진행됐지만, 판내부는 개발된 바 없었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연구진은 양산단층 전 구간의 지질, 지형, 지진 자료를 종합한 한국형 단층모델을 제시함으로써 국내 판내부 단층 연구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한반도 홀로세 화산들의 화산활동과 화산구조, 마그마 및 화산가스의 기원, 마그마배관시스템, 지구조 환경에 대한 7편의 연구논문도 발간됐다. 화산연구단의 권창우 화산연구단장과 고선영 박사는 약 1만 7천 년 전에 화산분화로 형성된 화산체인 ‘제주도 수월봉 화산의 마그마배관시스템’의 특성을 발표했다.

제주도 수월봉 화산의 마그마배관시스템 모델.[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수월봉 화산 마그마에서 생긴 화산유리의 미세조직 관찰과 화산유리의 특성 분석을 바탕으로 화산체 하부의 마그마배관시스템을 복원했다. 마그마가 급격하게 냉각돼 만들어진 비정질 덩어리인 화산유리의 미세구조를 이용한 이번 연구는 세계 화산학계에서 주목받는 새로운 연구 기법으로, 국내 화산 연구의 우수성뿐만이 아니라 국제적인 경쟁력 또한 갖췄음을 증명하는 계기가 됐다

최진혁 지질재해연구본부장은 “그동안 연구가 부족했던 한반도의 단층운동과 화산활동을 최신 기법과 다학제적 연구를 융합·적용해 연구 결과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단층·화산 분야의 꾸준한 기술개발과 국내외 연구협력으로 한반도 지질재해에 대비·대응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연구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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