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형제 부활 이후 집행 건수만 1600건…질소가스 사형도 집행

미국 오클라호마 주립 교도소의 사형 집행실. [A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정부가 사형 제도를 부활시킨 이후 총 1600건의 사형이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질소 가스를 사용한 사형도 지난 1월에 이어 두 번째로 집행됐다.

2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사형정보센터(DPIC)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미국 텍사스주, 미주리주, 오클라호마주, 앨라배마주 등에서 예정된 네 차례의 사형 집행이 모두 이뤄졌다”면서도 “여론 조사에 따르면 사형의 공정성과 정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사형 집행에 대한 지지가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대법원은 지난 1972년 연방 정부 차원과 주 정부 차원의 모든 사형 집행을 위헌으로 판결했다. 하지만 1988년에 들어선 사형을 다시 연방정부 차원에서 집행할 수 있는 제정법이 통과됐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연방 사형 집행을 중단했지만, 사형수를 석방하거나 법령을 통해 사형제 철폐를 추진하지는 않았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2019년 미국 법무부는 사형수들에 대한 사형 집행을 16년 만에 명령했다.

직장 동료 3명을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고 지난 26일(현지시간) 질소가스를 이용한 사형이 집행된 앨런 유진 밀러. [AFP]

사형 건수가 1600건을 기록한 데 이어 질소가스를 사용한 사형도 지난 26일 집행됐다. 지난 1월 미국이 세계 최초로 이 같은 방식의 사형을 집행한 이후 두 번째다.

지난 27일 AP통신은 미 앨라배마 주(洲) 남부 교도소가 전날 오후 6시38분 직장 동료 세 명을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로 사형 판결을 받고 복역 중이던 앨런 유진 밀러(59)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고 보도했다.

질소가스 사형은 사형수의 얼굴을 덮은 인공호흡기에 질소 가스를 주입해 저산소증으로 숨을 거두게 하는 사형 방식이다. 질소 가스를 흡입하는 시간은 최소 15분 또는 심장박동이 멎은 후 5분 가운데 긴 쪽을 선택하는 것으로 설정돼 있다.

스티브 마샬 주 법무장관은 “사형 집행은 예상대로 사고 없이 진행됐다”면서 “주 정부는 질소가스 사형이 인도적이고 효과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밝혔다.

한편 앨라배마 주는 오는 11월 세 번째 질소가스 사형을 예고했다. 앨라배마 주 대법원은 사형 선고를 받고 복역 중인 캐리 데일 그레이슨(49)에 대한 질소가스 사형 집행일을 올해 11월 21일로 확정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레이슨 역시 형 집행을 정지하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일각에선 사형 제도가 유지되는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법적 판결에 의해 사형이 집행되고 있지만, 이후 무죄가 입증되는 경우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DPIC에 따르면 1973년 이후 최소 200명의 사형수가 무죄 판결을 받았다.

WP는 “지난 1998년 친인척을 성폭행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은 클라렌스 엘킨스(61)은 이후 DNA 검사를 통해 무죄가 뒤늦게 입증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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