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 공개매수 종료를 5일 앞두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대립각을 세우며 공방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과열된 경쟁에 우려를 표했다. 자본시장 신뢰를 저해할 경우 무관용 원칙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끈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 원장은 27일 오후 부원장회의에서 상장회사 공개매수와 관련해 당부 사항을 전달했다. 공개매수 등 시장 자율에 맡길 사안이지만 현재 관련자들 간 경쟁이 과열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MBK와 최 회장의 고려아연 경영권 다툼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자본시장의 신뢰가 저해될 수 있는 만큼 공개매수자, 대상회사, 사무취급자, 기타 관련자들이 공정 경쟁의 원칙을 준수하고 제반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될 수 도록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일반투자자에게도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커진 공개매수 종목에 대한 신중한 투자를 권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공개매수와 관련해 근거없는 루머나 풍문 유포 등으로 투자자를 호도해 시장 교란을 유발할 경우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불법행위에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MBK는 29일 자료를 내고 "금융감독원의 당부사항을 적극 지지하며 금감원 감독을 받는 MBK는 당부 사항을 유념하고 준수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MBK는 내달 6일까지 고려아연 지분 7%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공휴일에 따른 휴장 일정을 감안하면 고려아연 주주들은 실질적으로 내달 4일까지 공개매수 청약이 가능하다. 공개매수가는 75만으로 제시했으며 이는 공개매수 직전 1개월 평균 고려아연 종가 대비 약 40% 프미리엄을 붙였다.
고려아연 측은 MBK에 대항할 방안 등 공식 계획에 대해 아직 함구하고 있다. MBK를 중국계 자본으로 정의하고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MBK는 전 세계 연기금 등 다양한 기관투자자의 자금을 운용하는 점을 앞세워 고려아연의 여론전에 맞서고 있다. 고려아연은 글로벌 PE를 통한 자금력 보강, 사업 파트너이자 최 회장과 개인적 친분을 가진 한화 측의 지원 등이 대항 시나리오로 언급된다. 한화는 고려아연 지분 약 7.8%를 보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