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 사장. [고려아연 제공]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 사장이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이하 MBK)와 영풍의 공개매수 시도와 관련해 “(고려아연은) 투기자본의 적대적 M&A 시도에 맞설 지혜와 힘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29일 입장문을 내고 “국가기간산업으로서 글로벌 비철금속 시장 1위로 자리매김한 고려아연은 약탈적 투기적 자본에 의해 글로벌 핵심 소재 및 원자재의 탈중국 공급망이 훼손되지 않도록 회사를 지키기 위한 방법을 숙고해 왔다. 이제 그들이 쉬운 먹잇감과 재물로 생각했던 고려아연이 왜 세계 1위 기업에 올라설 수 있었는지 그 저력을 보여줄 때”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사장은 “MBK와 장형진 영풍 고문이 공개매수 발표 이후 공공연하게 고려아연을 매각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들은 틈만 나면 매각을 이야기하면서 한편으론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투자와 사업전문성, 경영능력이 필요한 미래 사업을 계속 유지해 나가겠다고 하고, 여기에 배당금을 2만5000원까지 올리겠다며 온갖 감언이설로 투자자와 시장, 그리고 언론과 국민을 속이고 있다”며 “심지어 이들은 시기까지 특정해 7~8년 뒤 고려아연을 시장에 내놓겠다며 국가기간산업을 상품처럼 취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MBK와 영풍이 고려아연의 미국 자회사 이그니오에 대한 투자에 관해 비판하는 것을 사례로 들며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이들의 몰이해 수준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박 사장은 “당사는 현재 연간 4만톤의 동 생산 능력을 100% 재활용 원료를 사용해 연간 15만톤으로 증산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위해 30년간의 건식로 운전 노하우를 집약한 1차 건식 동 제련 투자를 1420억원 규모로 집행하고 있다”며 “이는 고려아연의 미래 사업 방향이며, 친환경 에너지 소재 기업이라는 비전과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용도를 다한 폐기물을 원료로 하는 사업인 만큼 원료 수급의 불안정성이 매우 높다. 이 때문에 일찍부터 전자폐기물 관련 기업 인수를 검토해 왔고 이그니오를 인수, 원료의 안정적 수급 능력을 확보했다”며 “미국 내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이 완료되면 이그니오에서 공급한 폐배터리의 동을 원료로 고려아연이 100% 재활용 동 제품을 생산하고, 그 동제품을 원료로 이차전지 소재인 동박을 생산하는 폐배터리 내의 동 순환구조를 완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또 “적자 기업과 투기적 사모펀드 연합이 장악한 고려아연의 미래는 불을 보듯 뻔하다. 적자를 메우고 투기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고려아연의 핵심 자산은 물론 미래 투자를 위한 자산까지 무차별적으로 훼손할 것”이라며 “이들이 고려아연을 장악한다면 지역 경제와 국가기간산업, 더 나아가 글로벌 경제 협력까지 뒤흔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MBK와 영풍이 고려아연 매각을 꿈꾸며 계산기를 두드릴 때, 고려아연의 노동자들은 쉼 없이 산업의 필수 원자재를 생산해 왔다”며 “고려아연은 지난 50년간 걸어온 길과 같이 앞으로도 국가 산업 발전과 미래 산업에 일조하겠다는 ‘사업보국’의 정신으로 굳건하게 우리의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