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읽남’ 김광석 “‘저성장’ 기본값된 시장…경기침체 과잉 공포 갖지 마라” [헤럴드 머니페스타 2024]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헤럴드경제=유혜림·신동윤 기자] “저성장이 고착화된 국면에선 경제위기와 경기침체 ‘공포’를 잘 구분해야 합니다.”

‘경제 읽어주는 남자(경읽남)’로 불리는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30일 본지 인터뷰에서 “2025년 금리 인하와 함께 새로운 경제질서가 도래하는 ‘피벗의 시대’가 온다. 고물가·고금리에서 벗어나겠지만 저성장의 벽에 가로막힐 것”이라고 이같이 진단했다. 기본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국면인 만큼, 어느 때보다 경제위기와 경제침체 공포를 잘 구분해서 자산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과 삼정KPMG 경제연구원의 수석연구원을 역임하며 경제전망 및 주요 경제 이슈를 분석해왔다. 최근 신간 ‘피벗의 시대 2025년 경제전망’을 펴냈으며 현재 한양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도 재직 중이다. 그는 10월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헤럴드 머니페스타 2024’에서 ‘피벗의 시대, 돈의 대이동’을 주제로 강연한다.

김 실장은 매해 경제의 특징을 ‘점(點)’에 빗대 표현한다. 올해 스태그플레이션의 고통이 남긴 ‘상흔점(Point of scarring)의 한 해’를 보낼 것이라 전망했던 그는 내년 키워드에 “‘항복점(Yielding Point)’”을 제시했다. 나뭇가지에 서서히 힘을 가하면, 가지는 구부러지다가 특정 수준 이상에서 부러진다. 이 힘의 지점을 ‘항복점’이라고 일컫는데, 마치 경제도 코로나 팬데믹이나 극단적 완화적 통화정책 등 특정 수준 이상의 외부 충격이 가해지면 변형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2020년부터 올해까지 5년여 동안 코로나팬데믹, 러우 전쟁, 초인플레이션 등 작용한 힘이 굉장히 강했다. 세계 경제는 항복점에 달하는 강한 힘에 짓눌리면서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의 성장세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 경제도 마찬가지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까지 10년 동안의 평균 성장률을 약 2.6%로 본다면, 2025~2026년 흐름은 2%가 안 되는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흐름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했다. 내년 전망에 대해선 “경제 위기도 아니고 저성장일 뿐”이라며 “주가나 부동산 시장도 폭등하지 않고 강보합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 경제 위기와 경기침체 공포를 잘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주식시장에서 나타나는 변동성 장세는 경기침체 징후보다는 경기침체 공포발(發) 영향이 크다는 진단이다. 김 실장은 “특히 금리가 인하로 방향을 트는 피벗의 시간에선 지난 8월에 겪은 ‘블랙먼데이’와 같은 현상들이 일어날 수 있다. 이에 고용과 같은 경기 후행적 지표들이 나올 때는 실제 경제와 시간차를 두고 나온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그래야 물장구(시장공포)를 물결(실제 경기)로 착각하지 않고 투자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물 시장과 자산시장 간의 엇박자도 유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김 실장은 “물가 상승률은 점차 2%대로 내려가지만 여전히 물가 그 자체는 높게 오른 채 더 오르기만 한다”면서 “고금리에서 점차 계단을 내려가는 금리인하기라도 여전히 코로나 팬데믹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금리가 운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실장이 분석한 세계 경제 변화 예측과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 등 보다 자세한 내용은 ‘헤럴드 머니페스타’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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