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러브콜’ 고려아연…‘뒷짐’ 진 금융지주 설득할까 [투자360]

강성두 영풍 사장이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내 프레스클럽에서 열린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지분을 추가로 취득해 고려아연 지배구조와 기업가치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고려아연 공개매수 시한이 목전에 다가오며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이하 MBK)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양측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특히 물리적 시간이 불리할 수밖에 없는 최 회장 측이 세력 결집을 위한 잰걸음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지난주 고려아연 투자설명서(IM)를 메리츠금융그룹·하나금융그룹·신한금융그룹 등 복수의 금융사에 배포한 것으로 전해진다. IM은 기관 등이 출자를 고려하기 전에 회사 상황을 들여다보는 가장 기초적인 자료다. 때문에 IM 수령 이후 본격적인 딜 검토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인수·합병(M&A) 출발의 첫 단추로도 여겨진다.

투자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이 MBK·영풍 연합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선택지를 고려하는 차원에서 국내 기관을 접촉한 것으로 풀이한다. 고려아연은 앞서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탈,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을 접촉했지만 글로벌펀드 등의 등판이 무산되거나 최소한의 지원이 결정될 경우를 대비해 국내 기관에도 손을 벌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금융사의 고려아연 지원 가능성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투자업계는 현재로서 한화그룹 및 한국투자증권 등이 최 회장에 힘을 실어줄지 여부에 보다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이번 이슈가 촉발된 이후 각사는 고려아연 투자를 검토한 바 없다는 공식 입장을 견지하는 모양새다. 다만 계열사를 통해 고려아연 투자시 유·불리 시나리오를 파악하는 등 추석 연휴 이후 분주한 일정을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공개매수 마감일을 고려하면 고려아연에 주어진 시간은 2거래일 내외로 비교적 촉박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MBK·영풍 연합은 오는 4일까지 고려아연 지분 6.98~14.61%를 공개매수해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양측은 막판 세력 결집에 총력전을 펼쳐오고 있다. 각사가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메시지 전달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MBK파트너스는 “이번 고려아연 공개매수의 목적은 최대주주의 경영권을 공고히 함으로써 훼손된 주주가치를 회복하고, 고려아연의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고려아연은 투기적 사모펀드 MBK와 영풍이 지난 13일 감행한 적대적 M&A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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