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허위영상물 성범죄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영상물 유통 통로인 텔레그램 측과 전용 소통망을 구축해 수사 협조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경찰 마크.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딥페이크 허위영상물 성범죄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영상물 유통 통로인 텔레그램 측과 전용 소통망을 구축해 수사 협조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3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텔레그램 측과 소통을 시작했다”며 “앞으로 수사 협조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해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텔레그램 측이 한국 경찰의 접촉에 반응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그간 경찰은 수사하는 사건과 관련해 텔레그램 측에 이메일로 여러 차례 가입자 정보 등의 자료를 받기 위한 협조 요청을 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었다.
우 본부장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핫라인과는 별도 채널이라고 설명하면서도 구체적인 연락 방법에 대해선 “소통에 있어 다소 진전이 있으나 초기 단계여서 지금은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텔레그램 측이 공지 채널을 통해 이용자 전화번호와 접속 IP를 수사당국에 제공하기로 내부 정책을 변경했다고 발표한 것에는 “이러한 변경 사항이 실질적·구체적으로 이행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텔레그램 측에 청소년성보호법 및 성폭력처벌법에 대한 방조 혐의로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한 사실을 통보하는 공문도 발송했다. 프랑스 당국과는 텔레그램 수사를 위한 국제공조를 검토 중이다.
경찰은 최근 법 개정에 발맞춰 디지털 성범죄 분야에서 위장수사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긴급한 수사가 필요한 경우 경찰이 사전 승인 없이 ‘긴급 신분 비공개 수사’를 할 수 있도록 개정된 ‘청소년성보호법’이 의결됐다.
우 본부장은 “이번 제도적 개선을 바탕으로 위장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워크숍을 통해 교육을 강화하고, 성과가 우수한 팀은 적극적으로 포상하겠다”고 했다.
마약 범죄까지 위장수사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우 본부장은 “온라인으로 매우 은밀하게 비대면으로 거래되는 마약범죄 수사에도 위장수사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 본부장은 야탑역, 대치동 학원가 등을 대상으로 잇달아 온라인에 게시된 흉기 난동 예고 글로 시민 불안과 행정력 낭비가 커진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면서 “한 건은 수사에 진전이 있고, 나머지도 피의자를 특정하는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