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한 신한은행 수석 “퇴직연금 운용, 생애주기·위험성향 따라 접근해야” [머니페스타]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노후에 국민연금 같은 공적연금만으론 생활이 어렵기 때문에 사적연금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많이 알고 있지만, 운용 방법을 잘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직·퇴직 후에 연금을 현금화해 부동산 대출 등을 갚는 데 써버리기도 하고요. 직장을 다닐 때 연금에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하다 보니, 퇴직하고 나서 굉장히 보수적으로 굴리거나 공격적으로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등 ‘역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최근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연금 운용 길잡이 ‘연금 스노우볼: ETF 투자 습관’으로 재테크족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김수한 신한은행 퇴직연금솔루션부 수석은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연금 관리의 필요성을 이같이 지적했다. 25년간 증권·자산운용업계에서 ETF를 통한 연금 투자를 앞장서 알려온 그는 최근 5년간 382조원 규모로 2배 불어난 퇴직연금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 수석은 “퇴직 후 개인연금화 되는 퇴직연금을 개인이 감당할 때를 대비해 운용 방법에 대해서는 꼭 배우고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며 “연금 운용을 하는 분들을 보면 자산의 90% 이상을 정기예금에 둬서 인플레이션에 못 미치는 이자만 받거나, 아니면 일부 국가나 테마·섹터에 ‘몰빵’ 투자를 하는 식으로 극단적으로 나뉜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원금 손실이 거의 없는 자산에 투자를 시작한 뒤 주식 비중을 높여가야 하는데, 무작정 섹터·테마나 니치마켓을 공략하는 분들이 많다. 이런 연금 운용 방식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라며 “나스닥이나 S&P500, 코스피 등 주가지수에 대한 인덱스 투자로 하면 변동성을 줄이면서 성장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생애주기의 관점에서 연금 관리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30대에는 S&P500, 나스닥 등 우량 인덱스 투자를 통해 시드머니를 꾸준히 모으고, 40대에는 자산을 배분해서 분산 투자를 통해 위험을 관리하며, 은퇴를 앞둔 50대부터는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되 월 배당형 ETF 투자 등을 통해 인출·절세 플랜을 마련하는 전략이다.

장기간 지속돼야 하는 연금 관리의 특성상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크고 작은 단기 이벤트에 흔들리지 않고 투자 원칙을 지켜나가는 ‘뚝심’도 중요하다. 첫 번째 원칙은 포트폴리오 분산이다. 그는 “국가별로는 선진국과 이머징(신흥국) 비중을 2대 1로 나누고, 자산별로는 주식 등 위험자산에 40~50%, 채권, 정기예금 등 안전자산에 50~60%를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투자할 자산을 선택할 때는 코어(핵심) 자산을 우선하는 것도 원칙이다. 김 수석은 “주식이라면 미국 주식, 한국 주식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부동산이라면 서울 강남 아파트처럼 단순하고 명쾌하며 이해하기 쉬운 코어 자산, 우량 자산 위주로 투자해야 한다”며 “전체 시장의 상승 흐름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자산으로 가야지, 니치마켓은 수익을 내기도 쉽지 않고 종목 선택도 어렵다”고 단언했다.

마지막 원칙은 리밸런싱이다. “시장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대응은 할 수 있다”는 그는 “자신의 위험성향에 따라 주식 비중을 정한 뒤 6개월~1년에 한 번 주식에서 난 수익을 채권이나 예금에 넣어 비중을 원래대로 맞춰 운용하다 보면, 위험을 관리하면서 우상향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시장 대응을 하는 게 현실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은 다음 달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더 플라츠에서 개최하는 ‘머니페스타’에서 ‘연금자산관리 필요성과 운용전략’을 주제로 연단에 선다. 퇴직연금이 탄탄한 노후 준비 수단이 될 수 있도록 연령대별·위험성향별로 연금 관리를 할 수 있는 구체적 전략이 소개될 예정이다. 세미나 참석은 헤럴드 머니페스타2024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30일까지 사전등록시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영상=이건욱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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