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방어 청신호…법원, 자사주 매입 허가

지난 7월 고려아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헤럴드DB]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영풍-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고려아연의 경영권 방어 전략에 청신호가 켜졌다. 법원이 영풍측이 신청한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금지 가처분을 기각하면서, 공개매수 기간 내에 자사주 매입이 가능해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는 2일 영풍이 고려아연의 사내이사인 최윤범 회장, 박기덕·정태웅 대표이사와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제기한 자사주 취득금지 가처분 소송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영풍측이 최윤범 고려아연측이 10월 4일까지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 및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 체결을 위한 이사회를 열지 못하게 막아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영풍-MBK 공개매수 기간 동안 자사주를 취득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해왔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공개매수기간 동안 공개매수자의 특별관계자는 공개매수 외의 방법으로 주식을 취득할 수 없다. 고려아연이 영풍의 계열사로 특별관계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자사주 등 공개매수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주식을 사들일 수 없다는 취지였다. 반면 최 회장측은 고려아연을 더이상 영풍의 계열사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고 고려아연 이사회, 주주총회 등에서 영풍 제안이 부결될만큼 지배력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이 고려아연의 손을 들어주면서 최 회장은 곧바로 회사 자금을 투입해 경영권 방어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자사주 매입 결정을 공시하는 것만으로도 영풍-MBK 파트너스의 공개매수를 저지할 수 있다. 고려아연은 이날 이사회를 소집해 자사주 공개매수를 의결하고 후속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과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통한 주식 취득도 가능해졌다. 영풍은 지난 5월과 8월 신탁계약을 맺은 고려아연-한국투자증권의 고려아연 주식 취득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역시 기각됐다. 고려아연과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5월과 지난달 각각 1500억원, 4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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