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 가리지 않는 탈모…탈모인 110만명 시대, 정부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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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 평소 탈모에 대한 고민을 앓아왔던 직장인 이모(35) 씨는 탈모인들의 성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5가 약국을 방문해왔다. 다른 지역에서 3~6개월치 탈모약을 처방받으려면 8~9만원 정도를 써야 하는데, 종로5가에서는 6~7만원 정도로 2만원 가량을 아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저렴한 건 물론이고, 탈모약을 처방해 달라고 하면 뚝딱 처방을 해주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입소문이 났다”며 “탈모약이 필요할 때마다 종로5가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와 같은 사례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 간 탈모증으로 병원을 찾은 국민은 11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23만4033명이던 탈모 환자는 2021년 24만4185명(4.3% 증가), 2022년 24만8801명(1.9% 증가)으로 증가세를 보이다 2023년 24만3,557명(2.1% 감소)으로 소폭 감소했다. 올해 6월까지 집계된 환자(14만5306명)까지 더하면 총 111만5882명이 탈모로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년의 고민이라고 치부했던 예전과 달리, 최근 5년 간 추세를 보면 30·40대로 탈모 고민은 확산되는 중이다. 최근 5년 간 40대 탈모 환자는 전체의 21.92%인 24만4599명, 30대는 전체 21.4%인 23만9688명, 20대는 18%인 20만683명으로 확인됐다.

여성 탈모 환자 또한 매년 10만명 이상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최근 5년 간 탈모 치료를 받은 환자 111만5882명 중 여성은 48만8690명(43.8%)으로 남성(62만7192명, 56.2%)과 12.4% 밖에 차이나지 않았다.

탈모 진료비 지출도 꾸준히 증가세로, 지난 5년 간 총 1910억원이 지출됐다. 2020년 210억원 수준이던 탈모 진료비는 2021년 230억원, 2022년 240억원, 2023년 247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해 4년 전과 비교해 13.3% 증가했다. 1인당 진료비는 2020년 16만6000원, 2021년 17만2000원, 2022년 17만6000원, 2023년 18만4000원으로 평균 17만원 수준이었다.

탈모는 한국표준질병 코드로 부여받은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원형과 지루성 탈모의 경우에만 보험으로 보장이 가능해 탈모로 진단을 받고도 환자 본인이 전액 치료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장종태 의원은 “중·장년층은 물론 청년과 여성까지 유전적, 환경적 요인과 스트레스로 인해 탈모 환자가 꾸준히 급증하고 있다”며 “사회생활을 가장 활발히 해야 할 시기의 탈모는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탈모로 고통 받는 100만 국민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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