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1일(현지시간) 이란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남부 도시 애쉬켈론 상공에서 다층 미사일 방공체계(아이언돔)로 요격하고 있다. [로이터] |
이란이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탄도미사일 180여발을 발사했다. 이에 이스라엘이 이란에 재보복을 경고하면서 중동의 전면전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1일 성명에서 “이스라엘 중심부의 중요한 군사·안보 목표물을 표적으로 탄도미사일을 쐈다”며 “이스라엘 군사기지 3개가 타격 받았으며 미사일 90%가 목표물에 성공적으로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3면
혁명수비대는 이번 미사일 발사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와 헤브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혁명수비대 작전부사령관 압바스 닐포루샨에 대한 보복이라고 규정했다.
이란은 7월 말 하니예가 자국에서 암살 당한 뒤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으나 이후 이스라엘의 공세가 더 거세지자 2개월이 지난 이날 비로소 실행에 옮겼다.
이날 새벽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의 공격 기반을 겨냥해 레바논 남부에서 국지적 지상작전까지 개시하자 이란이 결국 반격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30분께 이란에서 미사일이 발사됐다는 사실이 포착되자 이스라엘 전역에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리고 방공호 대피령이 내려졌다. 이로 인해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 이착륙이 일시 중단됐고 요르단, 이라크 등 인접국도 영공을 폐쇄했다. 이스라엘군 국내전선사령부는 공습 경보가 발령된 지 약 1시간이 지나 대피령을 해제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방공 체계가 작동한 덕분에 피해는 경미했다”며 “이스라엘 중부와 남부에 일부 타격이 있었으나 경미한 수준이다. 또 공군 전투 능력에 어떤 피해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란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약 3시간 전 미국 백악관의 고위 당국자는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는 등 적극 협력했다. 미군은 이란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지중해 동부에서 작전 중이던 구축함 2척에서 12발의 요격미사일을 발사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안보회의를 시작하면서 “이란이 오늘 밤 큰 실수를 저질렀고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를 공격하는 자는 누구든 공격한다는 우리가 세운 원칙을 고수할 것이다. 이것은 ‘악의 축’과 싸우는 곳이라면 어디든 해당한다”고 보복 대응을 예고했다.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2일 이란에 이스라엘 공격, 중동에서 확전우려와 관련해 긴급회의를 개최한다. 이날 이란의 미사일 공격은 뉴욕증시를 뒤흔들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지수는 각각 0.41%, 0.93% 하락했고, 나스닥은 장중 2%대 넘는 낙폭까지 확대됐지만 1.53% 급락으로 장을 마쳤다.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미 동부시간 오후 1시 52분 기준 배럴당 74.21달러로 전장보다 2.51달러(3.5%)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종가는 배럴당 70.58달러로 전장 대비 2.41달러(3.5%) 상승했다.
2일(한국 시간) 오전 10시15분 기준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20.93포인트(-0.81%) 하락한 2572.34으로, 코스닥지수는 1.52포인트(-0.19%) 하락한 762.45로 거래되고 있다. 김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