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출범한 이후 지난 44년 간 10월 코스피 지수의 상승·하락세가 정확히 동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인 만큼 경기 변동성이 심했던 데다, 4년에 한 번 미국 대선을 한 달 앞둔 시점이란 점에서 대외적 변동성마저 큰 탓에 증시 흐름이 일정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읽힌다.
올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pivot, 금리 인하)’과 중국발(發) 경기 부양책이 본궤도에 오른 게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인 가운데, 예상보다 급격히 전망치가 낮아진 3분기 실적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단 평가가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 산출 기준시점인 1980년부터 작년까지 10월 평균 수익률은 0.2%로 ‘플러스(+)’를 기록한 달 중에선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 순위는 11월(2.78%), 1월(2.24%), 7월(2.17%), 3월(1.91%), 12월(1.79%), 4월(1.78%), 5월(0.29%)에 이어 8위였다.
역대 10월 수익률의 특징은 플러스 수익률과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횟수가 각각 22회로 동일했다는 점이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올해 10월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에서 오르내릴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증권사들이 내놓은 10월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밴드)는 약 2400~2800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베이스(기본) 시나리오는 2550~2750선 박스권 등락을 전망한다”고 했고,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550~2800을 밴드로 제시했다.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결정한 ‘빅컷(한 번에 50bp 금리 인하, 1bp=0.01%포인트)’이 10월 코스피 지수의 추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하는 침체 불안을 완화하면서도 매크로(거시경제)상 증시의 분위기를 환기시켜줄 전망”이라고 짚었다.
다만, 미국 대선 지지율과 3분기 실적 결과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증시 등락이 불가피하며, 이 과정에서 경기 불안 심리가 커지거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증시 변동성이 자극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의 올해 3분기 예상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46.8%나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이 8.6%로 지난 2018년 3분기 9.1%, 2021년 3분기 9.0%에 근접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다만 “9월 들어 코스피 합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3%나 하락했고, 반도체가 하락분 중 3.4%포인트나 차지하는 등 하락을 주도 중”이라며 “3분기 실적 시즌이 주가 상승 제약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증권가에선 10월 주목해야 할 수혜 섹터로 제약·바이오, 은행, 증권 등 금리인하 수혜주와 대표 배당주들을 꼽았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피벗 효과에 따른 단기 수혜주로 성장주(제약·바이오, 2차전지, 인터넷), 배당주(은행, 증권, 자동차)를 꼽았고, 중장기 주도주로는 반도체를 지목했다. 한지영 연구원은 비중확대 업종으로 바이오주, 은행·증권 등 금융주를 제시하며 “바닥은 확인했지만 3분기 실적을 통해 추세 안정화를 지켜봐야 하는 반도체와 2차전지는 시장 비중 유지로 제시하며, 트레이딩 관점에서는 중국 관련 시클리컬(경기민감)·소비주를 제안한다”고 부연했다.
인공지능(AI) 거품론 등으로 인해 조정장세를 보였던 반도체주에 대해서도 다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는 시간이 지나면 성장주라기보다는 시클리컬(경기민감)주로 변한다는 특징이 있다”며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 경기침체 정도를 반영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는 11~12월부터는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