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임영웅은 지난달 27일 방송된 tvN ‘삼시세끼 Light’에 출연해 차승원, 유해진과 만났다. 밥상에 모인 세 사람은 식사를 하며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눴다.
“(영웅 씨) 음색은 타고 난 거야?”(해진)
“네, 만들어서 소리를 내지는 않으니까요”(영웅)
“노래를 배워서 익힌 거야? 아님 터득이 된 거야?”(해진)
“어느 정도 기본기는 배우지만, 그 이후로는 이제 다 각자의 실력이라고 보는데, 저는 되게 연습을 많이 했고, 연구도 많이 했어요. 저는 따라하는 걸 좋아해서, 이 분 저 분, 이 사람 저 사람, 외국 사람 따라 하다 보니까 제 것이 좀 만들어진 것 같아요.”(영웅)
“그것 엄청 중요한 거지”(승원)
이런 대화들을 들으며 임영웅이 자신의 것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예술미학중 하나인 모방미학의 본질을 이해하는 듯했다.
사물의 본질이자 유일한 진실 세계인 ‘이데아’를 모방한 것이 예술이라고 말한 플라톤의 ‘모방론’에서 출발해 예술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창조’ 행위가 들어가 있음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대화다.
임영웅은 ‘보랏빛 엽서’와 ‘바램’을 불러도 설운도와 노사연과는 다르게 부른다. 그는 영미팝도 곧잘 소화한다. 샘 스미스, 루이스 폰시, 마이클 부블레의 노래를 부르고, 브루노 마스의 ‘웬 아이 워즈 유어 맨’을 건반으로 연주한다.
임영웅이 ‘아임 낫 더 온리 원(I‘m Not The Only One)’을 부르면 샘 스미스와는 다른 느낌이다. 반(半)가성까지 사용하며 짙으면서도 섬세한 감성을 주조해 감미롭고, 몽환적이며 소울감이 충만하게 느껴진다. 그러면서 임영웅만의 감성이 밀려오는 경험을 하게 된다. ‘데스파시토(Despacito)’도 임영웅이 부르면 원곡자보다는 덜 거칠고 덜 원초적이이어서 때로는 부드럽게도 느껴진다.
처음에는 많이 따라불렀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서 임영웅만의 감성이 들어간다. 이건 예술적 행위다. 그가 지난 5월 서울월드컵주경기장에서 펼친 콘서트 ‘아임 히어로-더 스타디움(IM HERO – THE STADIUM)’의 준비과정을 영화에서 볼 수 있는데, 무대감독, 연출, 세션들과 회의를 하거나 연습을 할때 항상 메모지를 준비해 뭘 썼다. 이것도 임영웅이 자신의 것을 만들어내기 위한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뚜뚜루뚜 하는 ‘무지개’와 ‘폴라로이드’, ‘모래알갱이’ 등 임영웅의 팝댄스, 발라드 등도 매우 좋아한다. 흥이 나기도 하고, 위로가 되기도 한다. 솔직한 감성은 관객의 마음을 파고든다. 임영웅의 상암 콘서트와 임영웅의 스타디움 입성기를 담은 CGV 영화, 2종 세트를 본다면 저절로 임영웅 팬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임영웅의 지치지 않는 열정이 많은 ‘연습’과 ‘연구’로 이끌어 새로운 예술적 감성을 계속 만들어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