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같은 기습 휴학 안돼”…교육부, 오늘 전국 40개 의대총장 만난다

서울대 의과대학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학생들이 집단으로 낸 휴학계를 일괄 처리한 가운데 지난 2일 오후 교육부 관계자들이 감사를 위해 관악구 서울대학교 행정관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교육부가 전국 의과대학 총장들을 소집했다. 서울대 의대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을 일괄 승인한 것이 다른 학교 의대에 영향을 미쳐 자칫 휴학 승인 확산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4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날 오석환 차관 주재로 전국 40개 의대 총장과 온라인 회의를 개최한다. 회의 안건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교육부가 각 대학에 의대생의 집단 휴학을 승인하지 말고 학사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하기 위한 자리로 여겨진다.

앞서 서울대는 의대생 약 780명의 1학기 휴학 신청을 일괄 승인했다. 서울대 의대 정원(학년당 135명)은 산술적으로 예과 1학년~본과 4학년까지 810명가량인데, 96%에 달하는 학생의 휴학이 승인된 것이다.

서울대가 휴학을 ‘기습 승인’할 수 있었던 것은 휴학 승인 결정권자가 총장이 아닌, 단과대 학장에게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 때문에 서울대처럼 의대 학장에게 휴학 승인 권한이 있는 대학들에서 휴학이 더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대 외에도 한양대, 중앙대, 강원대, 동아대 등 전국 40개 의대 가운데 절반가량은 휴학 승인 권한이 총장이 아닌, 의대 학장에게 있다.

의대 출신이면서 학생들을 직접 만나고 가르쳐온 의대 학장들은 학생들의 수업 거부가 7개월 이상 지속돼 유급과 휴학의 갈림길에 선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기 위해 휴학을 승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급을 한두 차례 받을 경우 제적시키는 대학도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여전히 “동맹 휴학은 정당한 휴학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지난 2일 서울대에 직원 12명을 투입해 고강도 감사에 착수한 바 있다. 또 전국 40개 의대에 ‘학사 운영 관련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고 “향후 대규모 휴학 허가 등이 이뤄지는 경우 대학의 의사결정 구조 및 과정, 향후 복귀상황을 고려한 교육과정 운영 준비사항 등에 대해 점검 등이 이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등교육법에는 대학이 학사 등과 관련해 법령을 위반하면 교육부 장관이 총장에게 시정·변경을 명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총장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지정된 기간에 시정·변경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위반 행위를 취소·정지하거나, 학생모집 정지, 정원 감축 등을 할 수 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