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유연근무제 사용률 49개 정부부처 중 39위…”부작용 사례만 수집”

김문수 신임 고용노동부 장관이 3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일·생활 균형에 앞장서야 할 고용노동부의 유연근무제 사용률이 정부 부처 중 하위권을 기록했다.

4일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실이 인사혁신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용부의 유연근무제 사용률은 2023년 기준 47.5%다. 이는 전체 49개 중앙행정기관 중 39위에 그쳤다. 이는 1위를 기록한 보훈부(95.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유연근무제 사용률도 2021년 53.2%, 2022년 55.3%에서 2023년 47.5%로 급격히 떨어졌다.

유연근무제는 근로자가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근무 시간이나 장소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제도다. 시차출퇴근제, 재택근무제, 원격근무제 등이 대표적인 유연근무제의 유형이다.

고용부는 기업의 유연근무제 확산을 위해 ▷유연근무 종합 컨설팅 제공 ▷유연근무 인프라 구축 ▷유연근무 활용 기업 장려금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한 ‘근무혁신 우수기업 사례집’을 발간하는 등 기업들의 참여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이학영 의원은 “일·생활 균형 정책의 소관부처인 고용노동부의 낮은 유연근무제 사용률은 윤석열 정부의 ‘내로남불’ 노동 정책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고용부의 낮은 유연근무제 사용률의 배경에는 유연근무제를 억압하는 내부 조직문화도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고용부는 ‘「유연근무제 세부운영지침」제정 추진(안) 의견조회’ 지침을 통해 유연근무제의 부작용 사례를 수집했다. 그러나 만족도와 효과성에 대한 평가는 포함하지 않아, 제도개선보다는 유연근무제를 제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한 고용부 직원은 직장인 커뮤니티에서 “선배들이 유연근무제 쓰지 말라고 해서 눈치 보여서 못 썼는데, 본부는 오히려 유연근무를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지침을 내려보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 의원은 “윤석열 정부 고용노동부는 유연근무제를 장려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제한하는 모순적 태도로 직원들에게 자괴감을 안겨주고 있다”며 “정부의 전반적인 노동 정책운영에도 영향을 미칠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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