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회사 제공] |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움직임에 반격에 나섰다. 공개매수 가격 상향과 최소 응모 조건을 삭제하면서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동일한 전략을 구사한다. 고려아연 주주 입장에서 '빠른 정산'과 세제 혜택을 누리려면 MBK에 응모하면 되는 상황이다.
4일 MBK는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75만원에서 83만원으로 10.7% 추가 인상했다. 앞서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14% 상향한 이후 두 번째 가격 조정이다. 그동안 최소 응모 조건으로 약 7% 주문을 고수했으나 이를 삭제하며 최대 14.6%에 한해 전량 사들인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1대주주인 영풍과 함께 훼손된 기업 거버넌스를 바로 잡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위법성이 다분한 최 회장의 자사주 공개매수로 인해 배임 등 법적 리스크가 많다"며 "회사는 물론 남은 주주에게 재무적 피해를 끼친다 점이 충분히 인식돼 조건을 변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회장은 "주당 75만원도 충분한 프리미엄으로 인식됐으나 83만원과 아무래도 가격 차이가 있어 이를 맞추고 기존 투자자의 부담을 덜어드리려는 목적"이라며 "무엇보다 1주 주문만 들어와도 사들여 반드시 고려아연의 기업 지배구조를 바로 세우고 주주가치를 회복시키겠다”고 밝혔다.
MBK가 고려아연 공개매수 조건을 변경하는 신고서를 제출하자 고려아연 주가는 즉각 78만원대로 올라섰다. 직전 거래일과 비교해 10%가량 상향된 가격이다. 상장 이래 역대 최고가 67만2000원보다도 23.5% 프리미엄이 붙었다.
MBK의 공개매수 기간은 오는 14일까지 10일 연장되며 결제일은 이달 17일이다.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정산 예정일인 28일보다 열흘가량 앞선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와 비교해 배당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 점도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