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법정 싸움 ‘1패’ 영풍·MBK…홍승면 前 고법부장 추가 선임

홍승면 변호사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고려아연 공개매수를 둘러싼 영풍·MBK파트너스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쩐의 전쟁이 초호화 변호인단을 앞세운 법정 싸움으로 비화하고 있다. 영풍이 거물 전관 변호사를 추가 선임하면서 법리 다툼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영풍이 최 회장과 박기덕·정태웅 고려아연 대표이사를 상대로 제기한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소송의 대리인단에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낸 홍승면(사법연수원 18기·60) 변호사가 이름을 올렸다. 홍 변호사는 지난 4일 법원에 소송위임장을 제출했다. 심문기일은 오는 18일로 지정됐다.

기존 영풍 측 대리인단은 이원(사법연수원 26기·54) 변호사를 필두로 한 법무법인 세종과 김범수(사법연수원 17기·61) 변호사를 중심으로 한 케이엘파트너스였다. 최 회장측 대리인단은 김용상(사법연수원 17기·61) 변호사를 앞세운 김앤장 법률사무소 군단이다.

홍 변호사는 수차례 대법관, 헌법재판관 후보에 오르고 대법원장 0순위 후보로도 꼽히던 실력자다. 지난 2월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끝으로 법관에서 물러난 뒤 5월 변호사로 개업해 굵직한 사건을 연달아 수임하고 있다. 홍 변호사는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고(故) LG그룹 선대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가 벌이고 있는 상속재산 소송에서 구 회장측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항소심에서 최 회장측을 대리하고 있다. 또 어도어 대표이사 재선임을 둘러싸고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하이브의 대리인이기도 하다.

강성두 영풍 사장이 지난달 27일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내 프레스클럽에서 열린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앞서 영풍 측이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을 금지해달라며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서 패소하자 쟁점이 유사한 공개매수 중지 소송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베테랑을 선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는 영풍이 최 회장측을 상대로 낸 자사주 취득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기각 결정을 내렸다. 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영풍의 계열사로 자본시장법상 별도매수 금지 대상인 특별관계자에 해당하고, 최 회장과 이사들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은 배임에 해당한다는 논리를 펼쳤으나 패소했다.

법원 결정 직후 고려아연이 이사회를 열어 주당 83만원에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자 영풍·MBK는 곧바로 공개매수를 멈춰야 한다며 또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배임 혐의로 형사 고소도 진행했다. 자사주는 취득 후 6개월이 지나야 처분이 가능하다. 경영권 분쟁이 끝나면 고려아연의 주가가 현재 공개매수 가격(83만원)의 절반 수준인 이전 주가(55만원)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손실이 뻔한 자사주 매입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다는 주장이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을 허용한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가 ‘주가 하락’ 주장을 배척한 점은 영풍·MBK에 부담이다. 해당 재판부는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도 심리한다. 재판부는 “채권자(영풍) 스스로도 공개매수 가격을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상향한 점에 비추어 볼 때 고려아연의 적정주가를 현 단계에서 명확히 산정하기 어렵다”며 “자사주 취득으로 고려아연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생길 염려가 있다는 점이 소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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