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이스라엘 계속 압력” vs 트럼프 “핵시설 공격”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3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리펀 대학교에서 유세하고 있다. 위스콘신은 미국 대선 경합주로 꼽힌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이스라엘이 레바논 등으로 전선을 확대하는 것과 관련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스라엘과 역내 아랍 국가에 (휴전을 위한) 압력을 가하는 것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의 강력한 리더십을 강조하며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정부의 만류에도 레바논 등을 공습하는 이스라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CBS 시사 프로그램 ‘60분’이 공개한 인터뷰 영상에서 그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자기의 길을 가는 것 같다.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의 원칙을 명확하게 하며 이스라엘 지도부와 외교적으로 지속해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원칙에는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 이 전쟁을 끝낼 필요성, 인질을 석방하고 가자지구 휴전을 위한 협상을 이뤄야 할 필요성 등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안보 지원과 관련해 “우리가 제공한 지원 덕분에 이스라엘은 이란이 발사한 200발의 탄도 미사일로부터 자국과 국민을 방어할 수 있었다”면서 “하마스와 헤즈볼라, 이란이 제기하는 위협을 생각할 때 이런 종류의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이) 자국을 방어할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이 미국의 의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이란의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은 후 이스라엘은 이란의 석유 인프라와 군사시설은 물론 핵 시설 공습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반격할 권리가 있지만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하는 것은 반대하며 대응은 비례적이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란의 석유 시설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 이스라엘과 “논의 중”이라고 했다가 이후 자신이라면 “다른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일 노스캐롤라이나주 페이엣빌 선거 유세 행사에서 “이란의 핵 시설이야말로 당신(바이든)이 때려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스라엘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면서 “기자들이 바이든에게 그 질문(핵 시설 공격)을 했을 때, 답은 핵을 먼저 공격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걱정해야 한다는 것이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의 확전 시도로 중동 사태는 11월 미 대선에 중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스라엘이 미국의 정치적 상황을 이용해 이란에 강경 대응을 펼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알론 핑카스 전 뉴욕 주재 이스라엘 총영사는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정치인들보다 워싱턴 게임(미 정치권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고 가는 전략)에 더 능숙하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전했다.

한편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9일 워싱턴DC에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하고 중동 상황 등에 대해서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 방침을 밝힌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