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겨울’ 현실화 가능성 낮다…엔비디아 AI칩 공급땐 반등할 것”

글로벌 투자은행(IB) 등에서 제기한 공급 과잉발(發) ‘반도체 겨울론’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차세대 AI칩 공급이 본격화하며 관련 업종의 반등이 예상되며, 삼성전자의 주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던 범용(레거시) 메모리 반도체의 수익성 역시 개선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8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2025년에 반도체 겨울은 다시 오나?’라는 주제로 개최한 간담회에서 “엔비디아 차세대 서버용 AI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에 맞춤 장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2025년에 공급 과잉 현상을 나타낼 가능성은 미미할 것”이라며 “블랙웰 수요 증가에 대한 확신을 반영하듯 글로벌 파운드리 1위 TSMC와 반도체후공정업체(OSAT)가 생산능력(CAPA) 증설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 센터장은 TSMC의 첨단 패키징 공정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생산능력이 올해 4분기 대비 내년 4분기까지 87.5% 증가할 것이라 내다봤고, OSAT 기업들의 생산능력도 향후 1년간 3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노 센터장은 글로벌 AI 열풍에도 불구하고 한국 코스피 지수의 수익률이 한국·미국·일본·대만으로 구성된 주요 반도체 제조국 ‘칩(Chip)4’ 중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 소부장 강국인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엔화 약세 속에 성과가 양호했고, 파운드리 강국 대만 가권 지수도 AI 반도체 열풍의 최대 수혜주”라면서 “엔비디아향(向) HBM3E 승인 지연과 파운드리 경쟁력 약화, 부진한 3분기 실적 등이 겹친 삼성전자 주가 약세가 코스피 부진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 센터장은 블랙웰(B200) 연내 공급을 통해 AI 반도체 업종이 반등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은 HBM, DDR5 등 AI 데이터 센터 수요를 겨냥한 메모리 반도체 제품 생산에 집중 중”이라며 “AI 서버 위주로 성장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노 센터장은 HBM이 차지하는 D램 웨이퍼 비중이 올해 12%에서 내년 20%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범용 D램 웨이퍼 공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범용 D램 제품 가격 급락 가능성까지 낮출 것”이라고 했다.

노 센터장은 내년도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 시장은 올해 대비 각각 40.7%, 20.2% 성장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AI 관련 투자가 초기엔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으로 연결되긴 어렵지만 AI 전환(AX) 등으로 인해 기업간의 실적 차별화 현상도 두드러질 것이라고 노 센터장은 내다봤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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