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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지 1년이 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서 희생자 추모 행사와 정부를 향한 시위가 열렸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전역에 지난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이 시작된 오전 6시 29분에 맞춰 2분간 추모 사이렌이 울렸다.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은 같은 시각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집단농장)을 찾아 묵념하고 희생자 유족을 위로했다.
1년 전 이곳에서 열린 노바 음악 축제는 하마스의 주요 공격 대상 중 하나였으며 이곳에서만 최소 370명이 사망했다.
헤르조그 대통령은 국제사회를 향해 “역사의 흐름을 바꾸고 평화를 가져오고 이 지역에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이스라엘을 지원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닫고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질 가족 수백명은 예루살렘에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관저 앞으로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스라엘군 나할 오즈 기지에서 납치된 군인 리리 알바그의 아버지 엘리 알바그는 총리 관저를 가리키며 “악몽과 같은 1년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군인 인질 에단 알렉산더의 삼촌은 네타냐후 총리가 인질 석방을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녁에는 희생자 가족들을 주축으로 한 추모 행사가 정부 행사와 별도로 열렸다. 정부가 이번 행사를 정치적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텔아비브의 야르콘 공원에서 열린 희생자 가족 행사에는 애초 약 4만명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스라엘군 국내전선사령부가 안보 위협 때문에 이 지역 행사 참석자 규모를 최대 2000명으로 제한하면서 축소된 규모로 진행됐다.
인질 탈 쇼함의 어머니 니차 콘골드는 마이크를 잡고 “인질들이 돌아오지 않고는 회복이 있을 수 없다”며 “모든 인질을 단일 거래로 석방하는 것이 최우선 의제가 되기를 국제사회 모든 지도자에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 공격에 동생을 잃은 요나탄 샴리즈는 당시를 돌이키며 “군대도, 국가도 없는 날이었다”며 “이런 실패를 조사할 국가조사위원회도 아직 설립되지 않았고 우리는 아무런 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스라엘 정부를 향해 “모범도, 비전도, 리더십도, 책임감도 없다”고 비난했다.
가자지구 인근 소도시에서 열린 정부 측 추모식은 국내 비판 여론을 고려해 사전 녹화된 후 방송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성명을 통해 “우리는 패배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함께 일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하마스의 통치를 타도하고 모든 인질을 돌려받는 것은 우리가 포기하지 않을 신성한 사명”이라며 “적이 우리 존재와 국가의 평화를 위협하는 한 우리는 계속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스라엘 인질·실종자가족포럼은 인질 이단 슈티비(28)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에 숨진 상태로 하마스에 끌려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하마스에 인질 251명이 납치됐으며 아직 억류 중인 97명 가운데 최소 33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