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읕?” 이거 나만 헷갈려?…‘기역·니은·디귿’, 왜 이렇게 읽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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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기역 니은 디귿 대신 가나다로 읽자.”

한글 자음을 읽는 법, 따로 쓸 일이 없다보니 헷갈리기 쉽다. 더 실용적이고 대중적인 방안이 없는지 연구도 이어진다. 모음을 붙여 ‘가나다’란 식으로 읽어보자는 제안도 제기된다.

9일 학계에 따르면, 이관규 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최근 한말연구학회가 발간하는 학술지 한말연구 논문에서 이 같은 내용을 제안했다.

이 교수는 우선 1988년 당시의 자음자를 읽는 법부터 과학적이거나 체계적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니은, 리을, 미음, 비읍 등 대부분 자음은 초성과 종성 부분에 해당 자음자를 쓴다. 니은이 ‘은’에 반복되는 식이다.

그런데 기역, 디귿, 시옷은 또 다르다. 같은 방식이라면, 기윽 등이 돼야 한다. 기역은 ‘역’이 쓰였지만, 키읔은 ‘읔’이 쓰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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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엔 초성과 종성에 둘 다 사용할 수 있는 자음자, 초성에만 쓸 수 있는 자음자가 따로 있었다. 그리고 한자음 소리를 빌려 쓰다보니 한자음이 없는 건 또 달리 표기가 됐다.

그러면서 이 처럼 복잡하고 비체계적으로 정해졌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왜 특정 모음만 사용해 2음절로 명명하고 있는지도 밝혀진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에 따라 현행 2음절 이름보다는 각 자음자에 같은 모음 하나를 붙이는 1음절 이름이 더 타당하고 배우기도 쉽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가·나·다’와 같은 식으로 읽는 게 쉽고 상징적 의미로도 좋다고 제안했다. 그는 “입을 가장 크게 발음하면 상대적으로 자음자가 크게 들리고, 음성학적으로 다른 모음에 비해 동반하는 자음자를 잘 드러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자음자를 이런 식으로 읽는 것이 대중성과 실용성 차원에서도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자음자 이름은 용이성이 꼭 필요하다. 한글을 쉽게 배울 수 있어야 한다”며 “가나다라마바사 등 노래 가사는 한국인에게는 아주 일반화돼 있고, 실제 한글을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에게 한글 자모자를 교육하는 데도 훨씬 효과적이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도 증가하면서 한글을 좀 더 쉽게 배울 수 있게 대안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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