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CG’가 그의 손에…“아바타3, ‘물’보다 더 큰 과제 있다…기대해주길” [헤럴드디자인포럼 2024]

최종진 Weta FX 소속 CG 수퍼바이저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반포 세빛섬에서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 2024에서 ‘아바타: 물의 예술, 기술을 넘어서’의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아티스트 입장에선 한샷 한샷의 사실성과 심미성 그리고 아름다움 이 두 개의 경계에서 어느 쪽으로 갈 것인가를 항상 고민해야 했습니다.”

영화 ‘아바타’는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컴퓨터그래픽(CG, Computer Graphics)으로 유명하다. 장면마다 하나의 예술작품 같은 완성도를 구현했다.

그 이면엔 상상하기 어려운 노력이 담겨 있다. 샷 하나를 만드는 것조차 수백장의 촬영, 수십일 걸리는 렌더링과 시뮬레이션 작업이 필요했다. CG 디자인으로선 극한의 작업,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영화다.

최종진 CG 수퍼바이저는 ‘반지의 제왕’, ‘아바타’ 등을 제작한 영화 시각효과 제작사, 웨타FX에서 ‘아바타2(아바타: 물의 길)’의 시리즈 전반을 감독하고 퀄리티를 책임졌다. 그는 지난 8일 서울 반포 세빛섬에서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 2024에서 ‘아바타: 물의 예술, 기술을 넘어서’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CG 디자인의 현주소와 미래를 전했다.

‘물’이 주된 CG 작업이었던 ‘아바타2’에 이어 현재 작업 중인 ‘아바타3’는 물보다 더 큰 과제가 있다고도 귀띔했다.

최 슈퍼바이저는 이날 강연에서 ‘물’ CG 작업의 고충을 상세히 전했다. 아바타2에서 총 3289개의 샷 중 2225개의 샷, 약 3분의 2가 물 표현을 위한 CG 샷이었다고 한다.

물을 표현해야 하기에 시간과 비용 부담도 더 컸다. 최 슈퍼바이저는 “물 시뮬레이션의 경우 한 샷당 며칠에서 한 달 가량 걸릴 정도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첫 시도에 마음에 드는 샷을 뽑아내는 건 어려우니, 다시 수정을 거듭했다”고 회상했다.

물 표현 방식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해야 했다. 그는 “상황별 물 표현을 위한 학습과 실험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며 “물 위를 표현하는 것과 물 속을 표현하는 건 전혀 다른 기술을 써야 한다. 또 얕은 물일 때와 깊은 물일 때 표현하는 방식이 굉장히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최종진 Weta FX 소속 CG 수퍼바이저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반포 세빛섬에서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 2024에서 ‘아바타: 물의 예술, 기술을 넘어서’의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그가 가장 좋아하는 물 표현은 ‘커스틱(Caustic)’이다. 커스틱이란 빛이 물결을 통과하거나 반사될 때 굴절돼서 사물에 맺히는 현상을 의미한다. 최 슈퍼바이저는 “예전에는 작은 물컵에서 나오는 커스틱을 표현하는 데도 며칠의 렌더링 시간이 필요했다”며 “지금은 웨타가 커스틱에 최적화된 자체 기술을 개발해 사용했으며, 소속 라이트 아티스트가 섬세하게 조절하며 아름다운 무늬와 패턴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물과 관련된 학습도 별도로 필요했다. 그는 “물 속과 공기 중에는 햇빛의 굴절되는 정도가 0.33% 정도 차이 난다. 이런 부분도 세밀하게 표현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CG 작업을 하기 전에 샷의 난이도를 분류하는데, ‘아바타2’는 쉬운 게 하나도 없었다”며 “모든 샷을 ‘어려움’ 난이도로 분류해야 했던 유일한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치 제목처럼 영화 작업이 끝날 무렵엔 모든 작업자들이 다들 물의 길로 어느 정도는 가까이 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웨타는 현재 ‘아바타3’를 제작 중이다. 최 슈퍼바이저는 “‘아바타3’에선 물뿐만 아니라 또 다른 도전 과제들이 굉장히 많다”며 “이를 하나씩 극복해가면서 우리 아티스트들은 또 사실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장면들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기대해 주셔도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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