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9월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4년 반 만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빅컷(0.50%포인트 금리 인하)’을 단행했지만 다음 회의에서 또다시 큰 폭의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준 내부에서 점진적인 금리 인하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노동시장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다.
9일(현지시간) 공개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를 결정하긴 했으나 ‘빅컷’이냐 ‘스몰컷(0.25%포인트 금리 인하)’이냐를 두고 마지막까지 치열한 공방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위원들은 제약적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놀라울 정도의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보다 점진적인 속도로 금리를 내리는 쪽을 선호했다.
의사록은 “일부(some) 위원들은 이번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하를 선호한다고 언급했으며 소수(a few)의 다른 위원들은 그런 결정을 지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통화정책 분석기관 LH마이어의 데릭 탕 이코노미스트는 “매파(통화 긴축 선호)들의 어조는 ‘이것이 당신이 원하는 것이라면 우리가 이것을 주겠다’는 것”이라며 “그들 중 다수는 0.25%포인트 인하를 원하며 회의에 참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의사록에는 ‘상당한 다수’가 0.50%포인트 인하를 지지했다고 적혀 있는데, 탕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표현이 “희귀한 용어”라고 지적하면서 “그들은 ‘거의 모두’가 이를 지지했다고 말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지난달 30일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례총회 연설에서 FOMC가 점진주의를 선호한다는 데 동의했다.
파월 의장은 “FOMC는 금리를 빠르게 인하하기 위해 서두르는 것처럼 느끼는 위원회가 아니다”라며 “안내를 받기 원하는 위원회이고, 결국 우리는 들어오는 데이터에 따라 안내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다른 인사들도 향후 점진적인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달 연방기금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이후, 앞으로는 보다 점진적인 경로를 통해 정상적인 정책 기조로 돌아가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9일 말했다.
그보다 앞서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8일 “정책 정상화에 대한 신중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접근 방식은 양면적인 위험의 균형을 맞추고, 위원회의 양대 의무(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에 매우 주의를 기울이는 데 적절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기준금리 결정 후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이 강세를 유지하도록 하기 위한 재조정이라고 설명했는데, 이후 발표된 고용 지표가 호조를 나타낸 점 또한 11월 빅컷에 대한 기대를 낮추는 대목이다.
미국의 9월 고용 지표는 지난 3개월 동안의 고용 둔화에서 크게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는 9월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25만4000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4.1%로 전달보다 0.1%포인트 감소했다고 이달 4일 발표했다.
애틀랜타 연은의 국내총생산(GDP) 추적기는 현재 올해 3분기 미국 경제가 연환산 3.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최근 뉴욕대 행사 연설에서 “현재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을) 너무 빨리 완화하는 데 드는 비용이 너무 늦게 완화하는 데 드는 비용보다 더 크다고 생각한다”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책금리를 점진적으로 추가 인하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무살렘은 내년 FOMC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위원이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