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 개막 행사 모습. [로이터] |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 회원국 정상·대표가 참석하는 제44회·45회 아세안 정상회의가 9일(현지시간)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개막했다.
오는 11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3년 반 만에 처음으로 미얀마 군사정권 측 대표가 참가한 가운데 미얀마 내전 사태 악화를 막을 방안이 먼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이날 자국 대표로 아웅 초 모 외교부 상임비서관을 정상회의에 참석시켰다. 군사정권 측 대표의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은 미얀마 군사쿠데타 직후인 2021년 4월 이후 처음이다.
로이터·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미얀마 인접국으로 그간 미얀마와 접촉해온 태국의 패통탄 친나왓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아세안은 미얀마의 모든 당사자에게 군사적 해결책이 없다는 통일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면서 “대화를 시작할 때”라고 밝혔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최근 총선 유권자 명단 작성을 위한 인구조사를 개시하는 등 앞으로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움직임을 나타냈다. 패통탄 총리는 “미얀마가 선거를 진행함에 따라 더 많은 정치적 공간과 정당 간의 대화가 중요하다”고 밝혀 군사정권 주도 하의 총선 실시를 지지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최근 브리핑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0일 미국·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 미얀마 군사정권이 폭력을 줄이고 정치범을 석방하며 민주 진영과 대화하도록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불행히도, 우리는 그런 우선순위에 대해 사실상 전혀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도 회의의 주요 의제다. 이와 관련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등 분쟁 당사국 정상들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핀·베트남 등 아세안 회원국과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다투는 중국도 리창 총리가 10일 아세안 정상회의와 중국·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한국·중국·일본)’ 정상회의 등에 참석해 자국 입장을 개진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이번 회의에 참여하는 블링컨 장관도 남중국해에서의 국제법 준수 문제를 거론하며 중국 측과 맞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블링컨 장관은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우려스러운 북한과 러시아 간 협력 등 지정학적 현안도 다룰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10일 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 정상회의, 11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하고 베트남, 태국을 비롯한 4~5개국 정상들과 별도의 양자 회담도 개최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또 정상회의에 참가하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신임 총리와도 첫 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일본 공영방송 NHK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