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이란을 상대로 보복을 공언한 이스라엘을 두고 미국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보복 수위가 과도할 경우 전면전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정도로 민감한 상황이지만, 이스라엘이 보복 계획에 대한 정보를 미국에 제공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미국 당국자들 사이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불만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이스라엘이 미국에 미리 알리지 않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군사작전을 벌인 데 이어 이란에 대한 보복 계획에 대해서도 귀띔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란의 미사일 공습에 대한 보복 공격 시점은 물론이고, 이란 내 공격 목표에 대해서도 보안을 지키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미국 당국자들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의 미국 방문 일정에 기대를 걸기도 했다. 갈란트 장관이 카운터파트인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을 만나 이란에 대한 보복 계획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앞서 오스틴 장관은 지난달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했다는 사실을 통보받았을 당시 갈란트 장관에게 ‘이렇게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는 것은 나중에 전쟁을 혼자 치를 준비가 됐다는 뜻이냐’는 취지로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갈란트 장관은 미국과 가장 뜻이 잘 통하는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갈란트 장관의 방미 일정을 막판에 연기했다. 일부 미국 당국자들은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이 지난 4월 1차 보복 때보다 클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당시 이스라엘은 이란 본토를 타격했지만, 석유 시설이나 핵 관련 시설은 표적에서 제외했다. 미국은 석유 시설이나 핵 관련 시설에 대한 공격은 이란의 더 큰 보복을 부를 수 있고, 국제유가를 자극할 것이라는 점을 들어 반대 입장이다.
앞서 중동 지역의 미군 작전을 지휘하는 에릭 쿠릴라 미군 중부사령관은 지난 6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갈란트 장관을 포함한 이스라엘 군 지도부에 이란의 석유 시설과 핵 관련 시설을 표적으로 삼지 말라는 뜻을 전달했다.
일각에선 이스라엘이 이번 보복 공격에선 이란의 군사시설이나 정보기관 관련 시설을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9일 전화로 이란에 대한 보복 계획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상의 전화 통화는 지난 8월 이후 2개월여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