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노벨상 배출했는데…구글 ‘강제 분사’ 위기

9일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와 존 M. 점퍼 구글 딥마인드 수석연구과학자가 구글 딥마인드 회사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 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구 사람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구글이 올해 노벨상 수상자 2명을 동시에 내며 인공지능(AI) 분야에서의 성과를 입증했지만 미 당국에 의해 강제 분사 위기에 놓였다. 구글의 AI 사업에 제동이 걸릴 위험도 커졌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법무부가 구글의 독점적 지위를 해체할 수 있는 조치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지 몇 시간 후 구글 딥마인드 소속 직원들이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고 전했다.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 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존 M. 점퍼 구글 딥마인드 수석연구과학자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구글 AI 전략의 핵심 조직이다. 하사비스 CEO는 2016년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선보인 알파고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알파고는 당시 이세돌 9단과의 총 다섯 차례 대국에서 네 차례 승리해 바둑계는 물론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허사비스와 점퍼의 노벨상 수상에 대해 “이것은 AI, 컴퓨팅 생물학, 그리고 과학 자체에 있어서 기념비적인 성과”라고 밝혔다.

전날 미국 법무부는 검색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의 독점적 지위를 해체하기 위해 사업을 강제 분할시키는 방안을 담은 문서를 연방법원에 제출했다. 구글은 또한 웹사이트에 광고를 게재하는 기술을 지배하기 위해 반독점법을 위반한 혐의로 버지니아 연방법원에서 법무부와 대립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구글 사무실. [로이터]

법무부가 법원에 제출한 32쪽 분량의 서류에서 구글이 크롬 브라우저, 플레이앱스토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이용해 검색시장에 우위를 점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구조적 구제책’을 마련한다고 명시했다. 구조적 구제첵은 매각 등을 통한 강제 기업 분할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NYT는 “구글이 검색 사업으로 매년 수백억 달러를 벌어들인 덕분에 언젠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거대한 연구 프로젝트를 오랫동안 추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구글이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었던 상업적 배경이 성공(노벨상 수상)으로 이어진 상황”이라며 “하지만 규제 당국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우려로 (기쁨이) 완화됐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구글의 AI 사업에도 제동을 걸 방침이다. 구글의 AI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법무부는 구글이 검색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 시도한 모든 노력은 “독점을 활용해 AI 기능을 제공하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노벨상 수상을 두고 기업이 강력한 AI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입장도 나온다. 엘런 문스 노벨 물리학위원회 의장도 결과 발표 직후 “머신러닝은 엄청난 혜택을 가져왔지만 (이 기술의) 빠른 발전은 우리의 미래에 대한 우려 역시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컬럼비아 대학교 생물학자 모하메드 알쿠라이시는 “AI가 어떤 것에 대한 해결책 뿐만 아니라 질문조차 AI가 제공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NYT에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