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종로 본사. [고려아연 제공]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고려아연은 국내외 기관투자자 전체와 및 개인 투자자 대부분이 자사가 진행하는 자기주식 공개매수 청약에 응하는 것이 MBK파트너스(이하 MBK)·영풍의 공개매수와 비교해 세금 측면에서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외 기관투자자 전체와 금융소득 2000만원 이하의 개인투자자 대부분은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에 응하는 게 더 많은 세후입금액을 받는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MBK·영풍 공개매수의 경우 양도소득세(250만원 공제)가 발생하지만, 고려아연은 자기주식 매입 목적이 ‘소각’인 만큼 증권거래세(0.35%)가 적용되지 않는 데다 공개매수가격 차이가 커진만큼 투자자 입장에서 자사 공개매수에 응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먼저 금융소득 2000만원 이하 개인투자자 가운데 ▷주당 평균 매입단가 48만2000원 이상이며 보유 주식 6주 미만 ▷주당 평균 매입단가가 48만2000원 이상이며 보유주식 6주 이상 ▷주당 평균 매입단가가 48만2000원 미만이여 보유주식 6주 이상인 개인투자자는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에 청약을 넣는 게 더 유리하다는 게 고려아연 측의 설명이다.
반면, MBK파트너스 공개매수에 응하는 게 더 유리한 경우는 ▷주당 평균 매입단가가 48만2000원 미만이며 보유 주식이 6주 미만인 개인투자자다. 고려아연은 최근 한 달간 고려아연 주가가 60~80만원을 오르내린 점을 고려할 때 이 두 가지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개인투자자는 극소수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또 국내외 기관투자자들도 자사의 자기주식 공개매수 청약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국내 기관투자자(내국법인)는 배당소득과 양도소득 모두 법인세법상 익금(세법에서 판단하는 이익)이기 때문에 동일 세율이 적용된다”라며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가가 89만원으로 MBK보다 6만원 더 많기 때문에 세후입금액에서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가 더 이득”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려아연 해외 기관투자자들 역시 대부분 미국과 영국 등 법인세율 15% 이상 국가에 본사를 두고 있다”라며 “이 국가들은 ‘이중과세 조정’을 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낸 세금은 본국 법인세 산정 때 공제한다. 따라서 이들 역시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에 응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양측의 공개매수가격이 확정됐기 때문에 ‘세금효과’에 대한 정확한 비교가 중요하다. 세금과 가격, 물량, 명분 등 모든 면에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주주와 투자자에게 의미가 있다”라며 “고려아연은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부터 회사를 보호하고 시장혼란을 바로잡는 한편 국가기간산업 발전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MBK·영풍 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자기주식 취득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83만원보다 6만원 올린 주당 89만원으로 인상하는 안건 등을 의결했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가 인상 배경과 관련해 “이번 이사회 의결사항은 시장상황과 금융당국의 우려를 경청하고 이사회에서 거듭된 고민과 토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MBK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고려아연이 앞으로 6년 동안 연 1조2000억원의 현금을 창출해도 자사주 공개매수로 인한 차입금 상환, 이자, 배당금, 시설·트로이카 드라이브(미래산업) 투자 등으로 인해 오는 2030년 부채비율이 244.7%까지 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