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술력 엄청나네” -183℃ 급속냉각…‘수소’ 저장 원천기술 국산화

영하 183℃이하급 극저온 터보 팽창기를 개발한 한국기계연구원 에너지저장연구실 연구팀. 임형수(오른쪽부터) 책임연구원, 서정민 책임연구원, 임영철 선임기술원.[한국기계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영하 183℃ 이하급 극저온 터보 팽창기 개발로 대체 에너지 저장 기술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 수소, 천연가스 등 대체 에너지를 극저온 상태에서 효율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핵심기술을 국산화한 것이다. 국내외 극저온 냉각시스템 시장에서 해외 의존도를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기계연구원 에너지저장연구실 임형수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Zero GWP 냉매를 사용한 무급유 방식의 극저온터보 팽창기를 개발하고 천연가스 액화용 팽창기의 실증 시험을 마쳤다.

GWP(Global Warming Potential, 지구온난화지수)란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는 지표이며, Zero GWP는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주지 않음을 의미하며 네온, 헬륨, 공기 등이 대표적이다.

극저온 터보 팽창기는 고압 상태의 기체를 임펠러로 팽창시켜 온도를 낮추는 원리를 이용해 수소, 천연가스, 공기 등 대체 에너지를 액화 저장하는 데 필요한 장비다. 기계연 연구팀은 대체 에너지를 영하 183℃ 이하의 극저온 상태로 냉각하기 위해 임펠러, 무급유 베어링, 축, 케이싱 등을 독자 개발하고, 회전 안정, 출력 제어, 단열 설계 기술 등 핵심기술을 확보했다. 이를 활용해 Zero GWP 냉매인 네온을 상온 조건에서 영하 183℃ 이하로 냉각시키는 데 성공했다.

1분에 수만에서 수십만 번까지 회전하는 극저온 터보 팽창기는 그동안 대부분을 해외 수입에 의존해 왔으나, 이번 기계연의 기술 개발로 국산화 가능성을 마련했다. 다양한 대체 에너지 적용을 위해서는 기존 개발된 영하 163℃급보다 더 낮은 온도의 팽창기가 필요했는데 연구팀은 영하 183℃급까지 달성했다.

공기 액화용 극저온 터보 팽창기.[한국기계연구원 제공]

또한 기존의 팽창기가 베어링에 오일을 공급하는 윤활 방식으로 별도의 오일 공급 장치가 필요하고 구조가 복잡했던 반면, 기계연에서 개발한 팽창기는 무급유 방식을 적용, 구조가 간단하고 크기가 작아 소규모 산업 현장에서도 적용이 쉽다.

연구팀은 이 같은 기술을 이용해 수소 액화용 팽창기와 천연가스 액화용 팽창기, 공기 액화용 팽창기를 각각 개발했다. 이 중 천연가스 액화용 팽창기는 영하 183℃급에서 냉동능력 7~10kW의 용량까지 가능하며, 기업과 상용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임형수 책임연구원은 “대체 에너지인 수소 등을 극저온 상태의 액체로 저장하게 되면 에너지 밀도가 대폭 증가해 저장 설비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극저온 터보 팽창기 핵심기술 개발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대체 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국산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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