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불명의 무인기 평양 침투 및 전단 살포 사건 이후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미가 지난해 5월 건군 75주년 및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실시한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에서 다련장로켓이 동시통합사격을 실시하는 모습. 자료사진.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정체불명의 무인기 평양 침투 및 전단 살포 사건 이후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가파르게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이번 사건에 대해 ‘한국 군부가 주범이거나 공범’이라며 사실상 남측 군 당국이 개입했다고 주장하면서 전방 부대에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지시했다.
이에 한국 군 당국도 대북 감시경계 및 화력대기태세 강화 지침을 하달하며 맞대응하고 나섰다.
군 소식통은 14일 “합동참모본부가 전반적으로 필요한 대비태세를 강화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군 총참모부가 국경선 일대에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갖출 데 대한 작전 예비지시를 하달했다”며 “우리 군은 북한군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실제 도발 가능성에 대한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어 “이 모든 사태는 북한에서 비롯됐다”면서 “북한은 추잡하고 저급한 쓰레기 풍선부터 중단할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합참은 대북 감시경계 및 화력대기태세 상향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작전 사항은 확인해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에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인민군 총참모부가 지난 12일 국경선 부근 포병연합부대와 중요 화력임무가 부과된 부대들에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갖추라고 작전예비지시를 하달했다고 전했다.
지시에는 “전시정원편제대로 완전무장된 8개의 포병여단을 13일 20시까지 사격대기태세로 전환하고 각종 작전보장사업을 완료”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총참모부는 특히 남측의 무인기가 또다시 국경을 넘었을 때 대상물을 타격하는 상황과 타격으로 인해 무력충돌로 확대되는 상황까지 가정해 각급 부대에 철저한 대처를 마련할 것까지 주문했다.
또 각급 부대와 구분대(대대급 이하 부대)에 감시경계 근무 강화를 지시하고 평양에는 방공 감시초소를 증강시켰다.
그동안 남북 갈등이 무인기 평양 침투 및 전단 살포를 계기로 군사적 긴장 고조로 비화된 셈이다.
정체불명의 무인기 평양 침투 및 전단 살포 사건 이후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이 다수의 600㎜ 초대형방사포를 동시에 발사하는 모습.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정부와 전문가 집단의 해석에 오판이나 오류가 없는 지 재점검해야 한다”며 “도식적인 분석과 평가로 현재의 충돌 위기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또 “(북한의) 자작극이든, 남한 민간단체가 보낸 무인기든 중요한 것은 북한이 극도로 예민해져 있고 윤석열 정부에 대한 적개심이 최고조에 이른 상태라는 점”이라면서 “김정은 정권의 속성상 전쟁 선택을 통한 정권 붕괴보다 최고존엄의 권위와 신뢰 손상이 더 큰 문제이기 때문에 ‘김정은은 전쟁을 못 한다’는 가정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