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헤지펀드 매니저인 스콧 베센트. [인터넷 캡처]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시 유력한 재무장관 후보자로 거론되는 측근들이 연이어 경제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월가 헤지펀드 매니저인 스콧 베센트는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 시 달러 가치를 약화시키거나 무역을 줄일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입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수출 확대를 위해 약달러가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지만, 그가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 유지를 원하고 관세는 협상 전술로 이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베센트는 트럼프 2기 내각이 들어설 경우 수십년간 이어진 정책에 맞춰 강달러를 지지하고 의도적으로 달러 가치를 약화시키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축통화 지위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축통화는 시장에서 등락할 수 있다. 좋은 경제정책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달러가 강해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수입품에 최대 20% 보편관세 등을 신속히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에 대해선 상대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자유 무역론자라고 평가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새로 임명하겠지만 연준의 독립성을 방해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는 2026년까지이며, 일각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반대했던 만큼 그가 취임할 경우 연준이 정치화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베센트는 최근 다른 매체 배런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림자’ 연준 의장을 임명해 파월 의장의 임기 종료 전 레임덕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선 “경제적 문맹”이라고 비판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하에서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었다”고 답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시 바이든 대통령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해체해 정부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다만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베센트는 억만장자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의 최측근으로 파운드화·엔화 공격 등을 도운 바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내각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최근 몇년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고 경제 고문으로 거론됐다.
트럼프 2기 내각에서 상무부·재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관세 정책을 신속히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 CNBC방송에 따르면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 애널리스트들은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가 월가 관계자들을 만나 이같이 밝혔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공약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당 애널리스트들은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가 투자자 그룹들과 만나고 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직후 대중국 60% 관세 및 10% 보편 관세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는 것을 다수 고객으로부터 들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 측은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가 투자자들과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밝히지 않는 한 모든 정책은 공식적인 것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