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는 대부업 50억 대출?” 피해자만 5000명 넘어

“어느 날 신용점수 변동이 발생했다고 해서 확인해보니, 제가 대부업체에서 50억을 빌렸다고 돼있더라고요. KCB와 나이스 전부 신용점수가 70~80점 하락했어요. 어처구니가 없었죠”(신용점수 하락 당사자)

대부업체 나이스인베스트대부 주식회사 직원의 실수로 은행 금융소비자들의 대출금이 말도 안 되는 숫자로 불어나는 사고가 터졌다. 은행의 대출채권을 양수받은 대부업체 직원이 한국신용정보원에 정보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숫자 0’을 모르고 더 붙인 게 화근이 됐다. 이로 인해 신용점수가 폭락한 피해자는 5000명이 넘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금융감독원도 해당 업체를 조사하고 나섰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나이스인베스트대부 주식회사에서 발생한 전산오류 사고로 직원을 면담하고 경위를 파악하는 등 조사를 실시했다. 해당 대부업체가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채권을 사들이면서 실수로 숫자 0을 세 개 더 붙여 입력한 것이 사고의 원인이다.

이에 5000여명이 넘는 차주들이 일시적으로 신용점수가 크게 하락하는 등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금융소비자는 “과거 케이뱅크에서 마이너스통장을 발급받은 적이 있긴 하지만, 신용평가 기관에 뜬금없이 내가 대부업체에서 30억원을 빌렸다고 등록돼 있었다”며 “너무 놀라 신용점수업체에 문의했지만 ‘금일 중 처리가 어려우니 휴일이 지나고 확인 되는대로 전화를 주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당 사고는 채무조정 채권을 케이뱅크에서 대부업체에 매각을 한 건”이라며 “채권 양수도 과정에서 한국신용정보원에 채권정보를 올려야하는데 대부업체 담당자의 실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5000명이 넘는 차주의 잘못된 대출정보는 현재 모두 복구된 상태다. 나이스인베스트대부 주식회사 관계자는 “한국신용정보원에 잘못 입력된 정보는 당일 조치를 취해 모두 없어졌다”며 “나이스신용평가와 코리아크레딧뷰로(KCB)의 신용점수 이력도 완벽하게 없애는 방향으로 조치했다”고 말했다. 홍승희·주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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