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국채 외인보유 장기물 비중 첫 25% 돌파

최근 외국인의 국고채 잔고에서 만기가 10년이 넘는 장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25%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경제에 대한 신인도가 높아진 가운데 특히 올해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대한 기대로 장기물 투자가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14일 외국인의 국고채 잔고는 226조44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만기가 10년을 초과하는 장기물 잔고는 56조7771억원으로, 전체의 25.07%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지난해 8월 11일(20.02%) 처음으로 20%대로 올라선 뒤 11개월 만인 지난 7월 18일(25.05%)에는 사상 처음 25%대를 기록했다. 이후 다시 24% 중후반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지난달부터 확연히 25%를 웃도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만기 3년 이하의 단기물 잔고는 지난 14일 기준 85조6793억원으로 전체의 37.83%를 차지했다. 지난해 8월 40.0~40.9% 수준이었던 단기물 비중은 지난 8월 5일 36.54%까지 떨어졌다. 긴 관점에서 보면 장기물 비중은 커지지만, 단기물 비중은 점차 줄어드는 흐름이 나타나는 것이다.

외국인의 원화 채권 듀레이션(잔존 만기) 역시 함께 확대되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외국인의 원화 채권 듀레이션은 6.41년을 기록했다. 올해 초 5.7~5.8년 사이에서 형성됐던 듀레이션이 지난 5월부터는 확연히 6년을 넘어서 사상 최장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지난 8월 6일에는 6.70년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연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된 상황에서 장기물 투자 비중과 듀레이션이 확대됐다는 점이다. 통상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면, 추후 금리 차이에 따른 이익 실현을 노린 자금이 단기물로 유입되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는 장기물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한국 경제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가운데 WGBI 편입 기대감까지 더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분석은 어렵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물가도 빠르게 안정됐고 수출도 선방한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WGBI 편입 후 장기물 금리가 떨어질 것을 기대하고 들어온 자금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한국 시장은 외국인 자금의 유출입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며 “외국인의 장기 투자 증가는 국내 투자자들의 심리 개선에 아주 긍정적일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서경원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