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AI 급락에 나스닥 1% 하락…엔비디아 5% ↓ [투자360]

[AFP]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전날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던 뉴욕증시가 하루 만에 급락했다. 네덜란드 반도체 설비기업 ASML의 ‘실적 충격’ 영향이 컸다. 특히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관련주가 급락하면서 시장 전반적으로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됐는데,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5% 가까이 하락했다.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 15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24.80포인트(0.75%) 밀린 4만2740.42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4.59포인트(0.76%) 내린 5815.26에,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87.10포인트(1.01%) 떨어진 1만8315.59에 장을 마쳤다.

ASML의 ‘실적 쇼크’가 시장을 크게 흔들었다.

ASML에 따르면 3분기 매출은 74억7000만유로로 전년 동기의 62억4000만유로에서 약 20%, 주당순이익은 4.01유로에서 5.28유로로 31% 증가했다.

[로이터]

하지만 문제는 3분기 순예약(net bookings)이다. ASML은 순예약금이 26억유로에 그쳤는데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56억유로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또한 ASML은 내년 순매출 전망치를 300억유로에서 350억유로로 제시했다. 이는 ASML이 이전에 예상했던 매출은 물론, 시장 전망치(358억 유로)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 같은 소식에 ASML의 주가는 16.26% 폭락했고 불안감은 다른 기술주로도 번져 나갔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4.69% 하락한 131.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부터 약세로 시작해 장중에는 5% 이상 하락하며 130달러선 아래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3조4000억 달러에 육박했던 시가총액도 3조2280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도 엔비디아 급락에 충격을 줬다. 전날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들의 AI 반도체 수출에 국가별로 상한을 설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지난달 미국 정부는 ASML의 첨단 칩 제조 장비를 포함한 핵심 기술의 대중 수출을 제한한 바 있다.

이 영향으로 엔비디아의 AI 칩을 전량 생산하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 주가는 2.64% 하락했다. 또 다른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 주가도 3.47% 떨어졌다. AMD도 5.22% 밀렸으며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10.69%, Arm도 6.89%까지 낙폭이 벌어졌다.

이에 따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 대비 5.28%나 급락했다. 지난 9월 3일 7.75% 폭락한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이다.

테리 샌드벤 US뱅크웰쓰매니지먼트 수석 주식 전략가는 “지금 우리가 있는 곳보다 더 나아지기는 어렵다”며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시장은 빠르게 비싸게 사고 더 비싸게 파는 시장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미국 반도체주의 급락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도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장비를 ASML 등 해외 기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의 수출 규제가 강화될 경우 국내 반도체 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삼성전자는 15일 전 거래일 대비 200원(0.33%) 오른 6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SK하이닉스도 2.88% 오른 19만2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