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2대2’ 무승부…‘텃밭 사수’ 안도 [이런정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4곳에서 치러진 ‘10·16 재보선’은 여당인 국민의힘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2곳씩 승리하며 막을 내렸다. 당선 지역수가 같고, 각 당이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텃밭’에서 이긴 터라 이번 재보선은 ‘2대2 무승부’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의원이나 광역자치단체장이 아닌 지방자치단체장만 4명을 새로 뽑는 선거여서 규모로 보면 미니 재보선’이었다. 하지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직접 각 지역 후보 지원에 나서고 여야 모두 화력을 쏟아부어 ‘전국 단위 선거’ 양상을 보였다.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현황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재보선 지역 4곳 중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와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에서 각각 승리했다.

‘10·16 재보선’ 최대 승부처로 꼽힌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의 경우 윤일현 당선인은 총 투표수 9만0010표 중 5만4650표(득표율 61.03%)를 얻었다. 3만4887표(득표율 38.96%)를 얻은 김경지 민주당 후보보다 20%p 이상 득표율을 올렸다.

부산 금정구는 그동안 총선과 지방선거를 통해 ‘보수정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으로 꼽혀왔지만, 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의 후보 단일화를 통해 ‘일 대 일’ 구도를 만든데다 잇단 여권발(發) 악재와 낮은 당정 지지율이 겹치면서 선거 막판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그로 인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여야 각 당 지도부가 여러 차례 현장에 방문해 유세 지원에 나섰고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꼽혔는데 여당 후보가 개표 내내 큰 위기 없이 과반 득표율로 당선된 것이다. 1964년생인 윤 당선인은 부산광역시의회 의원을 지냈다.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에선 국민의힘 소속 박용철 당선인이 총 투표수 3만6580표 중 1만8576표(득표율 50.97%)를 얻었다. 여당이 승리한 지역 모두 과반 득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연합]

더불어민주당은 전남 2곳의 군수 선거에서 이겼다. 전남 곡성군수 선거에선 조상래 당선인이 총 투표수 1만5908표 중 8706표를 얻어 55.26% 득표율을 기록했다. 야권의 3자 대결로 관심을 모은 영광군수 선거에선 장세일 당선인이 총 투표수 3만1729표 중 1만2951표(득표율 41.08%)를 얻었다. 이석하 진보당 후보가 9683표(득표율 30.72%)로 2위를 기록했고, 장현 조국혁신당 후보가8373표(득표율 26.56%)로 그 뒤를 이었다.

영광군수 선거의 경우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야권의 세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민주당 내에선 ‘자칫하다 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됐고, 이 대표가 여러 차례 영광을 방문하며 직접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선거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임시공휴일로 지정되지 않은 선거였음에도 70.1%의 최종 투표율을 기록했다. 10·16 재보선이 치러진 곳중 가장 투표율이 높았다.

여야 모두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텃밭을 지켰다’고 안도하고, 동시에 ‘나름대로 선방한 승리’라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리더십 타격을 피하게 된 여야 대표는 각각 ‘낮은 자세’를 강조하면서 더욱 정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선거 결과가 사실상 정해진 16일 밤 늦게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들께서 국민의힘과 정부가 변화하고 쇄신할 기회를 주신 것으로 여긴다. 어려운 상황에서 주신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며 “국민의 뜻대로 정부여당의 변화와 쇄신을 이끌겠다. 저와 당이 먼저 변화하고 쇄신하겠다”고 적었다. 이어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민심만을 두려워하겠다”며 “여러 일이 참 마음에 들지 않지만 나라를 생각해서 소중한 기회를 주신 것을 잘 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심 받들어 민생회복에 정진하겠다”며 “민주당은 선거기간에 당선자가 한 약속을 반드시 이행하도록 확실히 챙기겠다. 이번 재보궐선거의 민심을 받들어 정권의 퇴행을 막고 국민의 삶을 지키는 데 더욱 앞장서겠다”고 적었다. 또 당선인들을 향해 “정치의 효능감을 높이는 지방자치의 새 지평을 열어주시리라 믿는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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