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가 3분기에도 5조원 가까운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수익성 지표 부진이 우려되지만,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은행의 가계대출 성장이 이자이익을 방어하는 역할을 해서다. 1300억원대 상장지수펀드(ETF) 운용 손실이 발생한 신한금융도 은행 부문에서 손실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를 통해 전날 취합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3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4조787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가운데 KB금융의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11.9% 늘어난 1조5020억원으로 선두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 뒤를 쫓고 있는 신한금융의 전망치는 1조3665억원이며, 4대 지주 중 가장 높은 성장률(12.1%)이 기대되고 있다.
하나금융은 올 1~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당기순이익이 1조원을 넘어 ‘1조 클럽’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3분기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1조256억원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8933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상반기 역대 최대인 9조3526억원의 실적을 냈던 4대 금융지주 3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지속한 데는 은행의 대출 성장이 꼽힌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할 것으로 우려되지만, 가계·기업대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이자이익을 방어할 것이란 관측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3분기 중 가계대출 및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각각 22조3948억원, 22조4238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지난달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 전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다.
일각에선 이들 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속도 조절을 위해 취했던 가산금리 인상 정책이 은행의 이자이익을 불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및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로 시장금리가 하락됐던 만큼 예전 같은 이자이익 성장세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하나·우리금융의 3분기 이자수익 추정치는 19조32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3개 금융지주의 추정 당기순이익 증가율이 6.1%인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주춤한 것이다.
비이자이익은 금리 하락에 따른 유가증권·채권 평가이익 등 긍정적 요인과 증시 부진으로 인한 증권 브로커리지 관련 손익 감소 등 부정적 요인이 모두 있다. 그밖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재평가 등과 관련한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대손비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앞서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아뒀던 만큼 부담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의 경우, 신한투자증권의 1300억원 규모 ETF 선물 매매 운용 손실 등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가 있다. 하지만 상반기 신한금융 당기순이익(2조7470억원) 중 신한투자증권(2072억원)의 비중이 7.5%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은행 실적으로 상쇄가 가능해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3분기에는 대부분 은행들이 대출 성장세가 크게 확대됐다. 증시 부진으로 수수료이익이 감소한 부분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견조한 실적을 가져갈 것”이라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NIM과 이자이익이 감소할 수 있는 4분기에 어떻게 실적을 관리하는지가 연간 실적을 가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