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김은선. [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김은선 지휘자는 놀라울 정도로 강력하게 우리의 예술성을 만들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오페라(SFO) 최초의 여성 음악감독으로 지난 4년간 악단을 이끈 지휘자 김은선(44)이 2031년까지 지휘봉을 잡게 됐다.
샌프란시스코오페라단은 김은선 음악감독과 5년간 계약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김은선 감독의 계약기간은 2025∼2026시즌이 끝나는 2026년이었다.
매튜 실보크 샌프란시스코오페라단 단장은 “오늘은 우리 오페라단에 기쁜 날이다.우리는 그녀와 흥미진진한 음악적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김은선 감독은 놀라울 정도로 강력하게 우리의 예술성을 형성하고 있으며, 모든 작품에 활기, 감수성, 인간미를 불어넣어 마치 처음 듣는 것처럼 각 작품을 새롭게 경험하게 해준다. 그녀와 함께 오페라단의 유산을 이어가고, 이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것은 큰 영광“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우리가 해나가는 일들이 깊은 의미가 있다고 믿고 지지해주시는 분들의 뜻에 힘입어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에 대한 나의 열정과 헌신을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이어나가고자 계약 연장을 수락했다“며 ”최고의 예술적 성취를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이뤄내는 매일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김은선은 연세대 작곡과와 동 대학원 지휘과를 거쳐 독일 슈투트가르트 음대에서 수학, 2008년 5월 스페인 ‘헤수스 로페즈 코보스 국제오페라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국제무대에서 이름을 알렸다. 2010년엔 이사벨 여왕 2세 때 창립한 스페인 마드리드 왕립오페라극장에서 여성 최초로 지휘봉을 잡았다. 20대 후반 여성 지휘자의 등장을 세계가 주목한 때다. 2019년에는 여성 지휘자 최초로 북미에서 두 번째로 큰 오페라단인 SFO 음악감독으로 발탁됐다. 당시부터 김은선에 대한 음악계의 관심이 예사롭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김은선을 두고 “역사를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0년엔 프랑스 최대 음악 행사인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 콘서트의 총감독을 맡아 프랑스 국립관현악단, 라디오프랑스 합창단, 소년합창단을 지휘하기도 했다. 지난 4월엔 베를린 필하모닉 객원 지휘자로 무대에 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