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올해만 20조원이 넘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정책자금을 경영 상황이 악화된 자영업자에 지원했지만, 여전히 금융사에 방문해야만 최종적으로 자금대출을 받을 수 있어 따로 시간을 내기 어려운 이들의 불편함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받은 ‘2024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자금 공급 현황’에 따르면 올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 통해 공급된 소상공인 기금은 3조7100억원으로, 4조원에 가깝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중진기금 또한 5조3800억원, 지역보증재단주앙회가 공급하는 자금도 11조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벌써 20조원이 넘는 정책자금이 중소기업·소상공인에 지급됐다.
[허성무 의원실 제공] |
문제는 이들 정책자금 신청 절차가 복잡하고 신청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소진공 대리대출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소진공 홈페이지에서 확인서를 받고 금융사를 방문해야만 최종적으로 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그나마 중기부가 지난 9월 6개 은행(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기업)과 업무협약을 통해 부산·대구 등 9개 지역에서 신청·접수를 돕도록 오프라인 ‘원스톱 서비스’를 만들었지만, 비대면 원스톱 서비스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온라인 상에서는 이른바 ‘정책 대출 브로커’도 횡행하고 있다. 실제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에 ‘정책자금’을 검색하면 소진공이나 중진공 홈페이지가 아닌 대출 브로커들의 광고 사이트가 상단에 노출된다. 복잡한 정책자금 신청에 어려움을 느낀 이들이 접속해 내지 않아도 될 수수료를 내고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정책자금’ 키워드를 검색하면 중진공이나 소진공이 아닌 ‘정책자금 대출 브로커’ 사이트가 상단에 뜨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검색 화면 캡처] |
반면 주금공 정책상품의 경우 14개은행과 제휴해 운영하고 있지만, 전체 정책대출 중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한 경우가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금공에 따르면 최신 통계인 2022년 14개 은행의 청년전세대출 공급액은 6조5898억원으로, 이중 62%인 4조900억원이 카카오뱅크를 통해 지원됐다. 건수로도 10만6109건 중 6만6259건(62%)이 카카오뱅크였다. 여기에 케이뱅크(2746억원, 3689건)를 더하면 청년전세대출에서 인터넷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건수와 금액 모두 66%에 육박한다. 반면 5대 주요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공급액은 2조900억원에 그쳤다.
청년전세대출도 대리대출과 비슷하게 주금공의 보증을 담보로 은행이 전세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비대면으로 정책자금대출을 받을 경우 자격 등을 간편하게 확인하고 필요 서류를 휴대폰으로 제출할 수 있어 편리하다.
1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 |
이에 경영 악화로 사업장을 운영하기에도 시간이 빠듯한 자영업자·소상공인도 비대면으로 정책자금을 빌릴 수 있다면 효용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 대면-비대면으로 수요가 분산되면 직접대출 집행으로 과중한 업무를 지고 있는 전국 93개 소상공인지원센터가 모바일 환경이 낯선 금융취약소상공인에 더 집중할 수 있을 전망이다.
허 의원은 “최근 금융위가 추진하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한 인터넷은행 설립이 중기 정책자금 과다광고와 브로커 문제를 차단하고 모바일 간편신청으로 소상공인 금융서비스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 주시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중기부와 소진공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국정감사에서 확인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