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넘어가면…안티모니·비스무트, ‘전략광물자원’도 휘청”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고려아연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고려아연의 경영권이 중국계 자본이 포함된 MBK파트너스에 넘어갈 경우, 고려아연이 생산하는 전략광물자원과 국가기술의 해외유출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21일 비철금속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전략광물자원인 비스무트와 안티모니를 생산하는 국내에서 거의 유일한 기업이다.

비스무트는 4세대 소형 원자로와 원자력 잠수함에 쓰이는 전략물자로 수출할 때 건별로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매우 중요한 품목이다. 유럽연합 EU가 선정한 전략 원자재이기도 하다.

또한 무연(無鉛) 황동의 주 원재료로 국제 환경규제로 황동 제품에 연 사용이 제한되면서 연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재로 각광받고 있다. 앞으로는 무연 황동 제품을 만들어야 국제 환경규제를 피할 수 있는 만큼 핵심소재로서 가치가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가 임박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속에서 전자업계에서는 네오디뮴 자석의 대체재로서도 주목받고 있다.

고려아연은 연간 약 900톤의 비스무트를 생산해 국내 방위산업 등 전략산업에 공급하고 있다.

또 다른 전략광물은 안티모니다. 안티모니는 주로 난연제와 촉매제의 주 성분인 삼산화안티몬의 원료로 알려져 있다. 고려아연 안티모니의 주요 수요처 역시 대부분 삼산화안티몬 제조업체들이다.

국내 안티모니 시장의 규모는 연간 약 4000톤으로 고려아연이 그 중 약 60%에 해당하는 물량을 책임지고 있다. 이외 나머지 물량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안티모니와 갈륨, 저마늄 등 일부 금속을 전략물자로 지정하고 수출 통제를 하고 있다. 일부 중국 업체들은 자원을 무기화하고 국제가격 상승을 목적으로 판매를 제한하고 있어 시장 상황은 불안정한 상태다. 고려아연의 안티모니 생산 능력과 기술이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핵심 자산으로 꼽히는 배경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최근 중국이 안티모니 수출 통제에 나선 상황에서 국내 영향이 적었던 건 고려아연이 기존 60% 물량을 공급하고 있어, 필요에 따라 이를 추가 공급할 수 있는 기술력 때문이었다”며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이런 전략광물자원을 관리하고 생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비철금속업계 관계자도 “아연과 연, 은, 금 등 주요산업 소재와 최근 중요성이 부각된 희소금속 외에 고려아연은 국내 방위산업과 전략물자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전략광물자원을 생산하는 거의 유일한 기업”이라면서 “이는 국가안보를 위해 중요한 핵심전략광물이자 환경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광물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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