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서 후디를 판다고?” 세븐일레븐, 신사업으로 ‘돌파구’ [언박싱]

20일 패션, 뷰티 부문을 강화해 세븐일레븐이 선보인 신개념 가맹모델 점포인 ‘뉴웨이브 오리진점’. [세븐일레븐 제공]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수익성이 악화한 세븐일레븐이 신규 가맹 점포 모델 개발과 글로벌 상품 등으로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체질 개선을 위한 각종 쇄신 작업이 올해 실적으로 이어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푸드스테이션 등 식품 특화 및 패션·뷰티 등 신흥 콘텐츠까지 포괄하는 신개념 가맹모델 점포인 ‘뉴웨이브 오리진점’을 열었다. 매장은 코리아세븐 본사가 있는 서울 강동구 이스트센트럴타워 1층 약 35평 규모로 구성했다. 5m 길이의 넉넉한 시식 공간과 차별화 주류에 더해 브랜드 ‘뭉’과 협업 후드, 패션 양말, 뷰티 브랜드의 20여 개 상품을 구비했다.

박세현 세븐일레븐 MD전략팀장은 “앞으로 전국 단위로 도입 가능한 새로운 미래형 프랜차이즈 모델을 보여주는 점포”라며 “이 모델을 지역과 상권에 맞게 구성해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패션·뷰티 콘텐츠를 강화하며 기존 편의점에서 한 단계 진화된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먹거리 비중이 전체 매출의 80% 이상인 기존 방식으로는 세분된 수요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27일에는 서울 동대문던던에서 약 80평 규모 대형 매장 동대문던던점을 열고 ‘K컬처 놀이존’, ‘K-푸드코트’ 등 다양한 체험 공간을 제공하기도 했다. 맨투맨 등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이지웨어(easy-wear) 품목을 의류 매장처럼 진열했다.

20일 패션, 뷰티 부문을 강화해 세븐일레븐이 선보인 신개념 가맹모델 점포인 ‘뉴웨이브 오리진점’. [세븐일레븐 제공]
지난달 세븐일레븐이 서울 동대문 DDP 인근에 선보인 '동대문던던점' 내부 모습. 김희량 기자

국내 편의점 업계가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차별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편의점(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씨스페이스24) 수는 5만5580개에 달했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 침체까지 더해져 ‘990원 채소’ 등 가성비 상품과 시세 대비 저렴한 PB(자체브랜드) 상품 확대로 수요를 끌어내기 위한 각종 시도도 진행형이다. 특히 세븐일레븐은 글로벌 네트워킹 장점을 활용해 과자와 라면, 디저트 등 180여 종 수입 상품을 지난해 1년간 선보이며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

수익성 개선은 3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세븐일레븐에게 급선무인 과제다. 세븐일레븐은 2022년부터 시작한 2600여 개에 달하는 미니스톱 통합으로 재무 부담이 늘어난 상태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매출은 2조66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줄며 합병의 시너지를 증명해야 할 부담이 커졌다. 이와 동시에 세븐일레븐은 올해 7월 서울 중구에 있던 사옥을 강동구로 이전, 1988년 법인 설립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시행하며 ‘허리띠 졸라매기’에 집중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동대문 던던점을 시작으로 편의점의 미래먹거리 공략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위한 전략을 확대 중”이라며 “이번 뉴웨이브 오리진점 또한 차세대 가맹모델의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점포인 만큼 이를 토대로 한 가맹점 확대 및 수익모델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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