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흡연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이웃 주민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최성우(28). 북부지법은 최씨의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한 바 있다. [서울북부지법] |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아파트 흡연장에서 만난 같은 아파트 주민 70대 남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성우(28) 씨가 첫 번째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북부지법 제13형사부(부장판사 이태웅)는 22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 대한 첫 공판 기일을 열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8월 서울 중랑구의 한 아파트 흡연장에서 만난 주민 70대 남성에게 피해자의 행동에 대해 추궁을 했다. 최씨는 피해자가 “난 당신이 누군지도 모르겠다”고 말하자 피해자의 목을 조르고 주먹으로 얼굴을 수십 회 폭행하고 화단에 여러 차례 머리를 내리 찍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 측 변호인은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죄송하고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살해하려는 고의는 없었으며, 살인 정황은 부인한다. 상해치사는 인정한다”고 주장했다.
판사가 최씨에게 혐의와 관련해 밝히고자 하는 의사가 있는지 묻자 최 씨는 “없다”고 짧게 답했다.
최씨 측 변호인은 또 “(최씨가) 구치소 내에서 심한 폭행 및 성폭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며 “이는 평소 폭행 성향이 없음을 증명하며, 가장 심한 폭행이 심리 분석 전날 있었기 때문에 폭행이 심리 분석에 영향을 끼쳤는지를 판단해보려고 한다”며 양형에 참작해 달라고 요청했다.
피해자는 사건 당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1시간 만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당시 상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지만 피해자가 사망하면서 살인으로 혐의가 변경된 바 있다. 최씨는 수사과정에서 피해자가 자신과 어머니에게 위해를 가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이번 사건이 법률상 특정중대범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최씨의 신상정보 공개를 의결했다.
피해자의 자녀는 지난 14일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의견서에서 “피의자 최성우가 망상에 빠져 살인범죄를 저질렀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할까 너무나 분노가 차오르고 착잡한 심정이다. 극악무도한 살인범들에겐 법의 최고형인 사형을 내려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최씨에 대한 다음 공판기일을 11월 11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