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기구 수장들 “가자주민 고통 덜어달라”…네타냐후에 요청

세계식량계획(WFP)이 레바논 남부의 마을 주민들에게 인도주의적 지원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유엔의 구호·원조 기구 수장들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비공개 서한으로 가자지구 내 “수많은 민간인의 고통을 덜어달라”며 구호활동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캐서린 러셀 유니세프 사무총장과 신디 매케인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네타냐후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효과적이고 의미 있는 인도주의적 행동은 당신의 의지와 약속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두 사무총장은 “효과적인 긴급 구호 활동을 가능하게 하고, 우리 기구 직원들과 민간인들의 안전을 지키도록 하는 의무와 약속을 이스라엘 정부가 지키도록 해달라”라고 네타냐후 총리에게 요청했다.

이들은 유엔과 구호 단체들의 “안전한 작업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명백한 안보 보장이 필요하다”라며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서안지구, 레바논에서의 교전 수칙과 실제 수행은 인도주의적 행동을 존중하고 보호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가자지구 내 소아마비 백신 접종을 위해 하루에 9시간씩 교전을 중단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이처럼 이스라엘군이 “인정하고 지원하는” 인도주의적 통지 시스템이 긴급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두 사무총장은 인도주의적 지원만으로는 가자지구 내 200만명의 인구를 지탱할 수 없다며 상업 물품의 유입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하마스에는 인질을 즉각적이고 조건 없이 석방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모든 당사자가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휴전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이 서한에 즉각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가자전쟁이 발발한 이후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적 위기와 기아는 악화일로다.

WFP는 이달 초부터 가자 북부에 식량이 들어오지 않아 100만명이 굶주릴 위기에 처해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3일부터 인구가 밀집한 가자시티 내 자발리아 난민촌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고, 이로 인해 기아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의도적으로 구호품 반입을 막고 있다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구호품을 가로채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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