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누르고 허리 만져” 정철승 변호사, 후배 성추행 혐의로 징역 1년

정철승 변호사.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후배 변호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정철승 변호사가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0부(부장 강두례O)는 24일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기소된 정 변호사에 대해 징역 1년과 8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선고했다. 다만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가슴을 누르고 피해자가 거부 의사를 표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손을 주무르고 피해자 허리를 만진 것이 인정된다”며 “당일 처음 만난 피해자를 수차례 걸쳐 강제추행했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고 내용을 여과없이 페이스북에 게시했고, 피해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정 변호사는 지난해 3월 서울 서초구의 한 와인바에서 처음 만난 후배 변호사 A씨의 가슴 부위를 손가락으로 찌르고 손과 허리를 쓰다듬는 등 추행한 혐의로 지난해 4월 고소됐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정 변호사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기소했다.

재판부는 사건 당일 현장 폐쇄회로(CC)TV 분석과 피해자의 진술 등을 근거로 유죄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피고인의 추행 방법, 특징 및 행동, 피해자의 반응 등을 일관되게 진술했다. CCTV 영상과도 부합해 진실 신빙성이 높다”고 했다.

사건 당일 정 변호사와 A씨는 대각선으로 마주 앉은 상태였다. 정 변호사는 A씨의 앞에 있는 와인잔을 치워주기 위해 손을 뻗은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정 변호사는 A씨가 손가락이 특이하다고 해 이를 확인하기 위해 손가락을 만진 것이라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손을 가볍게 보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손을 피고인쪽으로 잡아당기고 불필요하게 주물럭거리는 모습”이라고 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와 피고인은 이날 처음 만나 피해자가 즉각 불쾌감을 드러내지 못했으나 직후 피고인에게 메시지를 전해 피해사실과 불쾌감을 알렸다”며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한 강제추행 행위에 해당하고 추행의 고의도 인정된다”고 했다. 다만 강제추행으로 피해자가 정신적 충격을 입었다는 강제추행치상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정 변호사는 선고 직후 “터무니없고 편파적이고 국민 인권을 도외시하는 판결이다. 즉시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의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신상을 특정할 수 있는 게시글을 여러 차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한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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