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롯데백화점 쇼핑몰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롯데쇼핑 제공] |
“2030년까지 국내외 쇼핑몰사업에 7조원을 투자하겠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타임빌라스 그랜드오픈 및 쇼핑몰사업 중장기 전략 및 비전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2030년까지 점포 수를 13개점까지 늘리고 매출 6조6000억원을 달성해 시장점유율을 51%까지 높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대표는 향후 쇼핑몰이 국내 리테일(소매)산업의 핵심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쇼핑몰은 25~35세의 선호가 높은 체험형 매장이나 대형 행사에 최적화됐을 뿐만 아니라 유연한 변화나 시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최근 10년간 일본과 국내 유통업계 동향에 비춰봤을 때 2030년까지 국내 쇼핑몰 성장폭은 17%로,백화점(2%)보다 8~9배 클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백화점이 최근 쇼핑몰에 대한 전략을 다시 세운 배경이다. 롯데백화점은 백화점과 아웃렛사업을 위해 10년 전부터 확보한 인천 송도, 대구 수성 등 9개 대규모 부지를 쇼핑몰사업 부지로 전환했다. 롯데그룹이 보유한 계열사 콘텐츠와 연계도 검토해 쇼핑몰사업의 초석을 다졌다.
롯데백화점은 미래형 쇼핑몰 브랜드 ‘타임빌라스(TIMEVILLAS)’도 도입했다. 시간을 뜻하는 ‘Time’과 별장을 뜻하는 ‘Villas’를 합친 단어다. 정 대표는 “사내 공모를 통해 이름을 만들었는데 ‘시간이 머무는 공간’이라는 의미가 좋았다”고 전했다.
24일 공식적으로 문을 연 ‘타임빌라스 수원’은 첫 결과물이다. 타임빌라스 수원은 기존 롯데몰 수원점 면적의 70%를 바꿨다. 지난해 11월 새단장을 시작해 올해 2월과 4월 지역 최대 프리미엄 키즈, 스포츠관과 프리미엄 F&B(식음료)공간인 ‘다이닝 에비뉴’ 등을 조성했다. 5월에는 글로벌 패션브랜드를 보강하고 6~8월에는 프리미엄 뷰티와 명품 등 콘텐츠를 잇달아 선보였다.
타임빌라스의 특징은 ‘컨버전스(융합)’다. 백화점과 쇼핑몰이라는 두 공간을 어우러지게 한 것이다. 정 대표는 “경쟁사는 백화점과 쇼핑몰을 분리했는데 타임빌라스 수원은 백화점인지 쇼핑몰인지 고객이 인식하지 못하도록 했다”며 “백화점 바닥재를 쇼핑몰까지 끌고 나오는 식으로 경계를 무너뜨린 쇼핑공간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타임빌라스 수원 전환 이후 신규 고객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늘었다. 수원 외 인접지역 고객의 매출도 20% 이상 많아졌다. 에비뉴엘 고객 1인당 매출은 최대 90% 가까이 증가했다. 20·30대 매출 또한 30%가량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향후 타임빌라스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송도, 수성, 상암, 전주 등에 신규 쇼핑몰 4개점을 세울 예정이다. 군산, 수완, 동수완 김해 등 기존 아울렛 7개점은 증축과 재단장을 거쳐 쇼핑몰로 전환할 계획이다.
해외 쇼핑몰도 주력 사업으로 키운다.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의 성공모델을 토대로 신규 출점과 위수탁 운영 등 다각도로 쇼핑몰사업을 확장한다. 정 대표는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개장 이후 1년간 1000만명이 방문했고 매출액은 경쟁사보다 2배 이상 높은 2800억원을 달성했다”며 “해외 시장에서도 롯데 쇼핑몰이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은 3가지 차별화 전략을 통해 향후 타임빌라스를 주력 사업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우선 지자체 대규모 프로젝트로 개발되는 상업·업무 지구 중심부에 쇼핑몰을 조성해 접근성을 강화한다. 또 롯데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콘텐츠를 도입해 쇼핑몰을 ‘멀티 콤플렉스’로 개발할 계획이다. 아울러 세계적 건축가와 협업해 단순한 쇼핑공간이 아닌 ‘건축 랜드마크’로 조성한다.
정 대표는 “패션, F&B, 엔터테인먼트, 문화 등 고객이 바라는 모든 경험을 연결한 쇼핑몰의 미래가 타임빌라스”라며 “모든 유통업체가 동경하는 미래형 리테일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