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올해 11월 5일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중 누가 당선되든 미국과 중국 간 기술 전쟁은 지금보다 한층 가열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해리스가 좀 더 표적화되고 조정된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트럼프는 더 무딘 접근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전직 당국자, 업계 전문가, 양측 캠프 관계자 등을 취재한 결과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중국산 반도체나 커넥티드카 등의 미국 유입과 첨단 반도체와 기술 등의 중국 유출을 막으려는 미 정부의 정책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해리스는 “중국이 아닌 미국이 21세기 경쟁에서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으며 트럼프는 중국의 기술 발전에 맞서기 위한 조치로 관세 인상을 제시했다.
바이든 행정부 안보 분야 당국자였던 피터 해럴은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커넥티드 디바이스에 초점을 맞춘 미·중 기술 냉전의 새로운 전선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달 중국산 부품으로 만든 커넥티드카가 미국 도로에서 운행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안했으며 올해 봄에는 숏폼 앱 틱톡을 중국 모기업이 매각하지 않을 경우 금지하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해럴은 “중국 기업이 미국 내 기기에 접근해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것에 큰 우려가 있다”면서 “커넥티드카나 틱톡의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해리스가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기술 전쟁에 대한 접근 방식은 트럼프보다 더 목표가 분명하고 조율된 것이 될 것이라고 양측에 가까운 사람들은 전했다. 가령 해리스는 바이든 정부가 그랬던 것처럼 미국 기술이 중국군에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동맹국들과 계속 협력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트럼프는 더 빠르게 움직이며, 미 정부 조치에 반발하는 동맹국들도 제재하려는 의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행정부 때 상무부에서 일한 나작 니카흐타르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대중국 수출 통제 정책에 대해 훨씬 더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제재 대상 기업에 누가 협력하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제재 기업 수를 대폭 늘릴 것이며 미국 기술의 대중국 수출에 대한 라이선스도 많이 제한될 것으로 봤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칩 수입 뿐만 아니라 해당 칩이 포함된 특정 제품에 수입 제한을 걸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상무부에서 근무한 빌 레인치는 “해리스가 ‘메스’를 사용하는 곳에 트럼프는 ‘해머’를 쓸 가능성이 높다”면서 “트럼프의 접근 방식은 포괄적이며, 관세 인상 공약에서 가장 명확하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조치를 강화하면 중국도 반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중국은 국가 안보 이익을 이유로 반도체 제조에 널리 사용되는 금속 게르마늄과 갈륨에 대한 수출 제한을 도입했다. 미국이 반도체 수출 제한 규정을 강화한 지 며칠 뒤인 지난해 10월에는 전기 자동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일부 흑연 제품에 대한 새 규제를 발표했으며 올해 6월에는 군사 장비와 가전제품에 중요한 희토류 원소에 대한 새 수출제한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