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의 차기 수장으로 거론되던 하심 사피에딘.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하산 나스랄라의 뒤를 이을 수장으로 거론되던 하심 사피에딘의 사망 사실을 23일(현지시간) 공식 확인했다. 이스라엘 측에서 사피에딘이 숨졌다는 언급이 처음 나온 지 약 2주 만이다.
헤즈볼라는 이날 “위대한 지도자이자 알쿠드스(예루살렘의 아랍어 지명)로 향한 위대한 순교자, 헤즈볼라 집행위원장 하심 사피에딘을 애도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헤즈볼라는 “자유와 승리라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저항과 지하드(성전)의 길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스라엘군도 전날 밤 성명에서 “약 3주 전 공격에서 하심 사피에딘 헤즈볼라 집행위원장 등 헤즈볼라 지휘관들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 8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등 이스라엘 정부 고위 인사들이 이미 “헤즈볼라 후계자의 제거”를 언급한 이후에도 이스라엘군은 한동안 사피에딘의 생사와 관련한 공식 언급을 삼갔다.
이스라엘군이 지난달 27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외곽 다히예 지역을 표적 공습해 헤즈볼라 사무총장 나스랄라를 암살한 뒤 그의 사촌 사피에딘이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됐다.
헤즈볼라 수뇌부 가운데 한 명인 사피에딘은 헤즈볼라 등 중동의 반미국·반이스라엘 연대 ‘저항의 축’을 이끄는 이란과 가까운 관계로 알려졌다.
그는 젊은 시절 이라크와 이란 등 시아파 이슬람 중심지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2020년 미국에 의해 암살된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과 사돈 관계를 맺기도 했다.
이달 3일 이스라엘군의 공습 이후 사피에딘과 연락이 두절됐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고, 결국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나스랄라에 이은 헤즈볼라 2인자로 사실상 조직을 이끌고 있는 나임 카셈 사무차장은 지난 8일 “전쟁 때문에 새 사무총장 선출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