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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비트코인이 심리적 저항선이던 6만4000달러를 넘기면서 ‘업토버’(Up+October·10월 급등)를 그리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 반등하면서 ‘반감기 6개월 뒤 상승’ 공식을 이어가는 흐름이다. 하반기 최대 분수령으로 꼽히는 미국 대선도 임박하면서 투자심리가 꿈틀대고 있다.
27일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달 14일(오후1시·6만4221달러)을 기점으로 6만4000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4일 뒤(18일·6만8120달러) 6만8000달러를 넘어섰다. 7월 말(29일·6만8259달러) 이후 약 3달 만이다. 비트코인은 이달 들어 6만달러마저 붕괴(11일·5만9407달러) 됐지만 중순을 기점으로 반등세다.
비트코인은 이달 19일께부터 4차 반감기에 진입한 지 6개월로 접어들었다. 지난 4월 20일 무렵 4차 반감기가 시작됐다. 반감기란 비트코인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다. 반감기 당일만이 아닌 장시간에 걸쳐서 누적돼 나타난다. 공급이 감소하지만 수요가 그대로일 경우 이론상 가격이 올라 호재로 간주된다.
과거 1~3차 반감기에서는 6개월 뒤 공통적으로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반감기 직전 가격 조정을 겪은 후 일정 시점이 지나 상승했는데 처음 중첩되는 시점이 6개월이었다. ▷1차(942%) ▷2차(39%) ▷3차(85%) 상승률을 기록했다. 4차 반감기에서도 6개월 상승 흐름이 예외 없이 나타난 것이다.
상승 배경에는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급 순유입세가 있다. 이날 금융정보 플랫폼 파사이드 인베스터스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블랙록·피델리티·비트와이즈 등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로 최근 일주일(10월15~23일) 동안 19억8130만달러가 유입됐다. 지난 11일부터 21일까지 7일 동안 순유입세다. 특히 14일은 하루만에 55억5900만달러가 들어왔다.
가상자산 규제 정책 향방을 가를 미국 대선(11월5일)도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7월 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재선 시 미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전략적으로 비축하겠다고 공언했다. 8월 비트코인 시세는 트럼트 전 대통령 지지율과 동조화 현상을 나타냈다. 한동안 가상자산 관련 발언을 하지 않았던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도 지난 달 22일(현지시간) “가상자산과 같은 혁신 기술을 장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보다 친(親)가상자산 기조를 드러냈다. 이에 비트코인이 미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대선을 기점으로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장은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옵션 시장에서 11월 8일 만기 콜 옵션의 행사 가격은 7만5000달러, 11월 29일 만기 콜 옵션 행사 가격은 8만 달러 부근에 집중됐다. 콜 옵션은 특정 시점에 미리 정해진 가격에 자산을 구매할 수 있는 권리다.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나중에 더 비싼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사들이는 것이다. 안드레 드라고쉬 트와이즈 리서치 헤드는 “비트코인 선물 베이시스율이 움직이면서 매수 포지션에 대한 편향을 보인다”며 “이에 따라 콘탱고(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높은 상태)를 형성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