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펜디 매장 직원들이 중국 여성 고객 앞에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모습[SCMP 캡처]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일본의 한 명품 브랜드 매장에서 직원들이 단체로 중국 관광객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해 논란이 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인 여성 애니 다토우자이는 최근 자신의 SNS에 일본 여행 중 겪은 일을 소개했다.
다토우자이는 도쿄의 펜디 매장에 방문해 숄을 착용해 본 후 구매하기로 했다. 그런데 한 직원이 허락도 없이 다토우자이의 어깨에서 숄을 벗겨내 다른 중국인 손님에게 건네줬다고 한다.
다토우자이는 "완전히 멍했다. 왜 남자 직원이 아무런 설명 없이 내 몸에서 숄을 벗겼을까"라고 말했다.
다토우자이는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도 무시당하는 기분을 느꼈다고 했다. 사려고 했던 숄을 직원이 다른 중국인 부부에게 판매했기 때문이다.
매장 매니저는 불만을 제기하는 다토우자이를 2층으로 안내했고, 매니저와 판매 직원 2명, 통역사까지 총 4명이 일렬로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토우자이는 펜디 본사에도 불만을 제기해 매장 주인으로부터 사과 메일을 받았다.
사건이 알려지자 일부 누리꾼들은 다토우자이가 갑질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무릎까지 꿇도록 한 것은 지나쳤다는 지적이다.
이에 다토우자이는 "직원에게 무릎 꿇으라고 요구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또 "'중국인에 대한 일본인의 차별'에 대한 감정을 부추기기 위해 이같은 사실을 올린 것이 아니다"라고도 썼다.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것이 일본 특유의 문화라는 시각도 있다. 홍콩의 딤섬데일리는 일본 직원들의 사과가 '도게자'(땅 위에 바짝 엎드려서 절하며 사죄하는 행동)라며 "일본 사회 예절의 초석이다. 중대한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할 때 나오는 궁극적인 사과"라고 설명했다.
SCMP는 "중국 누리꾼들은 다토우자이의 목소리가 의미 있다고 여겼고, 이를 통해 일본을 여행하는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처우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