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를 가져가는 후보가 백악관에 입성합니다.”
1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전히 초박빙 판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합주 가운데 가장 많은 선거인단(19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주가 최대 승부처로 꼽히고 있다. ▶관련기사 4면
펜실베이니아는 2016년에는 도널드 트럼프(공화당) 전 대통령, 2020년에는 조 바이든(민주당) 대통령을 지지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손을 잡는 듯 했으나 최근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르면서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23일 기준으로 트럼프의 당선 확률이 52%로, 해리스의 48%보다 앞선다고 밝혔고, 선거 예측 전문가 네이트 실버는 직감으로는 트럼프가 이길 것 같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공개한 ‘오늘 대선이 치러진다면’이라는 조사에서도 47%가 트럼프, 45%가 해리스를 선택했다.
하지만 지지율보다 중요한 것이 경합주 판세다. 경합주가 중요한 이유는 각 주마다 할당된 선거인단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과반인 270명을 확보해야 하는데, 올해는 경합주 7곳에 걸려 있는 선거인단 수 93명을 더 많이 획득하면 이기는 구도다.
뉴욕타임스(NYT)의 집계에 따르면 현재 해리스는 226명, 트럼프는 219명을 각각 확보하고 있다.
해리스는 러스트벨트(쇠락한 제조업 지대)인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과 네바다 등 4곳에서 우세하고 트럼프는 남부 지역 선벨트인 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 등 3곳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더힐 집계에서는 해리스가 네바다 한 곳에서만 우세를 보이고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에서 우세로 나타나는 등 경합주 지지율 역시 근소한 차이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펜실베이니아 19명을 누가 확보하느냐가 승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더힐의 현재 지지율을 토대로 한 분석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표를 가져간다면 러스트벨트 3개 지역 선거인단 표 44명을 확보하며 ‘매직 넘버’ 270명(226명+44명)에 도달하게 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벨트 지역 선거인단 49명을 확보하면 268명(219명+49명)에 그치게 된다. 다만 민주당 텃밭인 ‘블루월(푸른 장벽)’ 미시간, 위스콘신 등과 같은 주에서 트럼프가 예상을 깨고 선거인단을 확보하면 반전의 역사가 펼쳐 질 수 있다.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를 확보할 경우 268명에 19명이 더해지면서 287명 확보로 무난하게 당선이 가능하다. 펜실베이니아 선거인단을 빼앗겼다고 가정할 경우 해리스 부통령은 당선이 더 어려워진다. 선거인단 16명인 노스캐롤라이나, 선벨트 지역 중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접전인 네바다(6명) 주에서 선거인단을 가져와야 273명으로 승리할 수 있다. 이 경우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 19명을 확보하고도 조지아(16명)와 애리조나(1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며 266명(219명+19명+16명+10명)에 그친다.
해리스 부통령에겐 블루월 지지율도 변수다. 미국 NBC는 민주당 캠프 관계자를 인용해 “미시간이나 위스콘신 중 하나가 트럼프에게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캠프 내부에서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블루월은 1988년 대선 이후 줄곧 민주당을 지지해왔다. 또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인 흑인과 라틴 유권자도 트럼프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해리스 캠프가 막판 뒷심을 발휘해 판세를 유리하게 이끌 수 있을 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김빛나 기자